북한 군부 실세들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인척 또는 친구들이 적지 않다. 김 위원장이 충성심을 확보하기 위해 이들을 주로 발탁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물로 국방위 부위원장인 이용무(83) 인민군 차수가 꼽힌다. 이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외사촌인 강원순의 남편이다. 인민군 총정치국장이었던 그는 김 위원장이 배다른 동생인 김평일과 권력 투쟁을 벌일 때 김 위원장을 밀었다. 그는 또 군내 김정일 우상화 사업을 주도하다 오진우 인민무력부장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당 중앙군사위원인 장성우(73) 인민군 차수도 비슷하다. 그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의 남편 장성택의 친형이다. 80년대 말 인민무력부 정찰국장, 사회안전부 1부부장 등을 맡아 김정일 체제 안정화에 기여했다. 83년 미얀마 랭군 폭파 사건을 총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이 타던 승용차를 선물할 정도다.

군의 전략을 담당하는 오극렬(75) 당 작전부장은 김 위원장과 형제와 마찬가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는 ‘김일성 부대’ 대원이던 오중성의 외아들이다. 오극렬은 김 위원장의 생모인 김정숙으로부터 친아들 같은 대우를 받았다.

또 다른 전략통인 김명국(66) 108기계화 군단장은 김 위원장의 군사부문 과외교사로 통한다. 김 위원장에게 전술과 군심(軍心)을 얻는 방법 등에 대해 조언했다. 김 위원장이 93년쯤 “김명국의 권위를 헐뜯는 것은 나를 헐뜯는 것과 같다”고 말했을 정도라고 한다.

군 인사권을 좌지우지하는 이용철 당조직부 1부부장도 김정일과는 20년 전부터 가깝게 지내온 측근이다. 그는 김 위원장의 부인 고영희로부터도 총애를 받았다.
/ 안용균기자 ag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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