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 몇가지 북한문제에 이견 사실”

이종석(李鍾奭) 통일부 장관은 23일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가장 위협하고자 한 나라가 미국이라면 실패로 따지면 논리적으로 미국이 제일 많이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방영된 SBS TV ‘한수진의 선데이클릭’에서 우리 정부의 주도적 역할이 한계에 봉착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중국도 실패했고 우리도 실패를 인정하지만 국제사회의 다른 나라도 북한 설득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국의 실패’도 함께 언급한 발언은 북한이 지난 달 초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평양 방문을 초청한 데 대해 미국이 응하지 않은 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장관은 또 “한미 간에는 한미동맹이라는 전략적 이해관계가 있기에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없지만 차이가 나는 것은 북한 문제”라며 “(우리가) 미국에 맞춰 달라고 하지만 미국도 최근에는 자기 입장이 있는 만큼 일치되는 것도 있지만 몇가지 북한 문제에 의견이 다른 게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동.스커드 미사일의 위험성을 들어 안보불감증을 꼬집은 듯한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과 관련, “직접 못 들어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실제)그렇다면 흔쾌히 동의 못한다”고 말했다.

그 배경에 대해 이 장관은 “참여정부가 3년간 매년 9% 안팎의 국방비를 증액한 것은 자위적 국방능력이나 대북 억지력이 없이는 국가가 설 수 없다는 차원에서 그런 것”이라며 “국방비를 늘려가며 무기체계를 현대화하고 국방력을 강화한 정부를 보고 안보불감증이라고 하면 누가 믿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장관은 또 북한에 대해 줄 것은 주지만 할 말은 해야 한다는 지적과 관련, “우리가 과거에도 무조건 퍼준 것은 없다”고 전제한 뒤 “끊임 없이 긴장 완화 노력을 했고 그 과정에서 북한을 지원한 것은 사실”이라며 “북을 지원했기에 장관급회담에서 우리가 소리지르는 게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는 6자회담의 수명이 다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상호 불신하는 양자대화보다는 다자가 보증하는 양자가 유용할 수 있다”며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면 여러가지 틀이 있는 만큼 거기에 나와서 얘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 정부에 비해 대북 채널이 약화된 게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 이 장관은 “그 때에 비하면 여러가지로 늘어나 있다”고 답한 뒤 “그러나 남북 간에 굉장히 서로 이해하고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착시현상”이라며 “남북 간에는 미사일이건, 핵이건 제대로 대화해서 설득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된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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