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형들(Big Brothers)이 동생(Little Brother)에게 ‘그런 일을 하지 마라’고 말하는 식이지만 우리는 어린 아이가 아니다. 우리는 핵무기를 갖고 있다”

지난 5일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당시 방북중이던 미국인들에게 한 말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당시 로버트 스칼라피노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 등과 함께 평양에 머물고 있던 미국의 ‘플라우쉐어(Ploughshare)펀드’의 폴 캐럴 매니저가 21일 미국의 안보문제 연구기관인 노틸러스의 홈페이지에 방북기를 올렸다.

다음은 방북기 요지.

4일 오후 늦게 평양에 도착한 뒤 5일 아침에 호텔방에서 NHK TV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두 발이 동해에 떨어졌다’는 자막을 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알게 됐다. 아침에 만난 북측 관계자들은 우리를 보자마자 “CNN을 봤느냐”고 물으며 그 사건에 대해 우리와 토론하고 우리 반응을 알아보고 싶어했다.

5일 저녁 만난 외무성 산하 군축평화연구소의 정 부위원장은 미사일 발사가 정당하고 자신들의 고유권한이라며 우려할 일도 아니다는 공식입장을 늘어놓았다.
그는 미사일 발사는 인민군의 권한 아래 실시된 “군부의 일”이라고 했다.

6일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 일행 중 한 명이 ‘미사일 발사가 한국 노무현 대통령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다. 그는 이미 지방선거에서 (입지가) 약화됐다. 이번 발사는 햇볕정책을 더욱 위기에 처하게 하고 이것은 북한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부상은 “미사일 발사와 관련, 나는 다른 당사자들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 형들이 동생에게 ‘그런 일을 하지 마라’고 말하는 식이지만 우리는 어린아이가 아니다. 핵무기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이틀 동안 외무성 관리들로부터 미사일 발사가 자신들의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며 북한의 힘이 커지면서 동북아 지역에서 ‘힘의 균형’을 이루게 되면 지역안정을 가져온다는 두 가지 주장을 들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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