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식병력 10만명·이지스구축함 16배 효과’

북한이 최근 동해상으로 시험발사한 대포동2호와 동일한 사거리 능력을 가진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전략적 가치를 추정할 수 있는 흥미로운 분석이 나왔다.

사정 6천700km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대포동2호 미사일을 1기 개발하는데는 250억원 가량 소요될 것으로 우리 정보기관은 분석하고 있지만 이런 미사일이 전투능력 면에서 갖는 가치를 따져보는 것은 흔치않은 일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전경만 박사는 22일 KIDA 발간 ’동북아안보정세분석’ 자료에서 사거리 6천500km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또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1기는 병력 1만명을 기준으로 한 재래식 병력의 10배(10만명) 효과를 노릴 수 있고 최신예 전차 화력 20배에 가까운 전투능력을 지닌다고 소개했다.

또 이지스 구축함 전투능력의 16배, 아파치 공격용 헬기의 18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미사일 탄두에 핵 폭탄이나 생화학탄을 탑재해 인구밀집 대도시로 날려 보내면 재래식 무기로 무장한 보병 1만명과 이지스 구축함, 전차, 헬기 등으로 공격했을 때보다 10~20배에 가까운 대량살상 능력 및 심리적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 박사는 이런 가치분석은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의 발언을 인용한 것이라고 밝혀 그 신뢰도를 가늠케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대규모 군사력 운용체인 항공모함 보다 정밀 군사력 자체의 투사능력, 특히 장거리미사일의 전략적 가치가 오늘날 더욱 강조되고 있다”면서 그 같은 분석치를 내놨다고 그는 전했다.

전 박사는 “중국은 ICBM 수백 기와 핵탄두 130~200기를 보유하고 있고 러시아는 사거리 1만km의 최신 ICBM인 ’TOPOL-M’ 40기를 실전 배치했다”면서 “장거리 및 전략미사일이 없는 일본도 일본판 종합 미사일방어(MD)체계를 앞당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은 지대공유도탄(SAM), 패트리어트 요격미사일, 중·고고도 무인항공기 등으로 한국형 공중방어체계(KAD)를 구축하려 하지만 300km 이상의 실전용 미사일을 개발할 수 없기 때문에 중거리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은 제한돼 있다고 전 박사는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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