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폭우로 인한 북한의 피해 실상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19일 “평안남도의 신양·양덕·성천군에서 16일 6시간 동안 280~320㎜의 폭우가 쏟아져 가옥 1만1524채가 파괴됐고 9000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했다.

실종·사망자 수는 17일 현재 100여명으로 집계됐지만 피해 집계가 늦는 북한 사정을 고려할 때 실제 피해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관영 조선중앙 TV는 오후 8시 뉴스에서 농경지가 침수된 모습을 내보내면서 “장마철 무더기 비에 의해 황해남도 여러 지역에서 큰물(홍수)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 지역에 16~17일 이틀간 185㎜의 비가 내려 해주시 협동농장 논 상당부분이 물에 잠기고 방조제가 무너져 내렸다. 황해남도가 북한 최대 쌀 생산지라는 점에서 북한 식량난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도 “산간지대에서 일어난 사태로 주요 구간의 철길과 철다리들이 파괴되어 열차들의 정상 운행이 지장을 받고 있으며 여러 지역들에서 도로와 통신망이 끊어지는 등 경제 건설과 인민생활에 많은 애로와 난관이 조성됐다”고 했다.

국내의 피해 사실을 잘 보도하지 않는 북한체제의 특성상 예상 외로 큰 피해가 났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IFRC는 긴급 구호자금을 마련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안용균기자 ag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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