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9일 남측의 쌀과 비료지원 중단을 이유로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면회소 건설 중지를 선언한 가운데,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도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남북 관계가 경색된 현 상황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 남북 경협에는 당장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북측이 남측의 물자지원 중단에 대한 대응으로 막대한 파급력을 지닌 이산가족 문제를 건드린 마당에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 사업도 어떻게든 차질이 불가피한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차츰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북한은 금강산 관광에 대해 “남측에 민족의 명산인 금강산을 구경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는 시혜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기 때문에, 남측의 지원 중단에 대한 ’후과’로 금강산 관광 제한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현대아산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같은 남북경협은 전혀 다른 문제이며, 남북 경협사업은 앞으로도 차질없이 계속 진행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금강산 관광 같은 남북 경협은 서로 성격이 다르다”며 “지금까지 남북 관계에 수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금강산 관광은 큰 탈 없이 계속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대북 전문가들도 대체로 현 상황이 금강산 관광 등 경협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이산가족 상봉은 남측의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한 반대급부로 진행돼 왔기 때문에 남측의 물자 지원 중단 발표 때 이산가족 상봉 중단은 어느정도 예상된 일”이라며 “금강산 관광 등 경협 사업은 당장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금강산 면회소는 현대아산이 현대건설과 함께 금강산 관광지 내에 건설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대아산으로선 북한의 이번 조치가 여간 부담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가뜩이나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미사일이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과 관련된 재정적 자원을 북한에 이전하지 말 것을 요구한 상황이기 때문에 남북경협 사업은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던 터였다.

현대아산은 아직까지는 북측으로부터 직접 면회소 공사를 중단하라는 요청을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측이 남측 적십자에 서신을 통해 공사 중지를 정식 통보했기 때문에 공사는 조만간 중단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면회소는 연면적 5천900평에 지하1층, 지상12층 규모로 현대아산과 현대건설이 조달청으로부터 공동 수주해 건설하고 있으며, 공사는 전체 공정의 23% 가량이 진행돼 현재 골조가 올라가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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