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들리 美미 백악관 보좌관은 15일 유엔 안보리 對北대북 결의안이 채택되기 직전 아베 日일 관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일본 외교의 위대한 성과이자 승리”라고 했다.

일본은 이번 결의안 發議발의에서 통과까지 全전 과정을 주도했다. 일본이 1956년 유엔에 가입한 이후 50년 만에 처음으로 主演주연 노릇을 한 것이다.

일본은 여세를 몰아 지난해 실패했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다시 시도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일본에 再武裝재무장의 명분을 줬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 중심무대로 가는 양탄자까지 깔아준 격이다.

중국은 사상 처음으로 일본이 주도한 대북 결의안에 同參동참한 데 이어 후진타오 주석은 16일 러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 이 결의안에 대한 支持지지를 재확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후진타오 주석에게 “지도력에 감사한다”고 답례했다. 중국은 또 북한이 끝내 6자회담 復歸복귀를 거부할 경우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을 여는 방안에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북한은 영원한 형제국가로 믿었던 중국에 강한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중국이 북한에 등을 돌리도록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바로 북한이다.

북한은 중국의 강한 만류를 뿌리치고, 더구나 중국에 미리 알리지도 않고 미사일을 쏘아 중국의 뒤통수를 쳤다.

이 같은 북한의 불장난은 중국이 內心내심 가장 경계하고 있던 일본 重武裝중무장의 구실을 마련해 준 터여서 어쩌면 중국이 북한에 대해 더 큰 背信感배신감을 느꼈을는지도 모른다.

북한의 철모르는 ‘自主자주’가 東北亞동북아 질서의 흐름을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돌려 놓고 있는 것이다.

전쟁책임 때문에 할 수 없이 받아들였던 ‘평화헌법’에 막혀 군사력이 去勢거세됐던 일본은 國力국력에 비례하는 軍事力군사력을 갖겠다는 오랜 희망을 달성하게 됐고, 중국은 보다 크고 장기적인 國益국익계산 아래 북한과의 ‘특수관계’를 ‘보통관계’로 재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을 뒤에서 종합 지휘하는 것은 물론 미국이다.

이 정부는 일본이 주도하는 결의안을 못마땅해 했고 이런 흐름을 거슬러 보려고 여러 시도를 했었다. 우리 힘이 부쳐도 중국은 뒤에서 거들어 주려니 했을 것이다.

중국이 북한과 거리를 두려 한다는 사실조차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결의안은 결국 일본 마음 먹은 대로 굴러갔고 우리 정부는 ‘일본외교의 위대한 성과이자 승리’를 관중석에서 구경해야 하는 신세가 돼버린 것이다.

“일본과 중국사이에서 균형자 노릇을 하겠다. 우리 선택에 따라 동북아 세력판도가 바뀔 것”이라던 이 정부 사람들은 도대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