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네티즌들 “안보리 對北결의는 외교의 승리”


◇1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8(선진 8개국) 회담 도중 별도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참석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자료사진
“중국의 안보리 결의안 찬성은 옳았다. 북한과 같은 깡패국가가 핵무기를 갖는 것은 중국에도 재앙이 된다.”

중국 관영 매체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안 통과에 대해 별다른 논평 기사를 내보내지 않는 것과는 달리, 중국 네티즌들은 인터넷에서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네티즌 의견의 90% 이상이 ‘중국 외교의 승리’를 자화자찬하는 내용이다. 중국 당국이 인터넷 댓글까지 통제하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런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이 공개되는 것은 여러 시사점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네티즌들은 “인민들을 고난에 빠트리면서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에 나서는 북한 지도자는 빨리 물러나야 한다”며 논리적으로 북한을 비판하는 글도 적지 않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신랑(新浪)에 댓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베트남에 식량을 원조했지만 돌아온 것은 국경분쟁이었다”며 중국 정부의 대북 원조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인민일보 게시판에 댓글을 올린 네티즌은 개혁·개방에 나서지 않는 김정일 위원장을 직접 비판했다.

그는 “북한의 ‘샤오진(小金·김정일 위원장을 비하해서 지칭하는 표현)’은 베트남 지도자들과 비교하면 총명함과 지혜에서 한참 떨어진다.

베트남 지도자들은 중국을 추격해 개혁·개방에 나섰으며 성과도 뚜렷하다. 북한도 베트남의 길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에 대한 대결 의식에 따라 북한을 무조건 지지하는 내용도 있다. 중국의 안보리 결의안 찬성에 대해 ‘전략적인 실수’라고 주장한 네티즌도 있다.

한 네티즌은 “북한은 미국을 견제하는 중요한 역량”이라며 “북한을 약하게 놔두는 것은 중국에 자살행위”라고 했다.
/베이징=조중식특파원 jsch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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