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은 17일 분단에 책임이 있는 한반도 주변 4대 강국은 한반도 통일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의장은 이날 베를린 자유대학 강연에서 한반도 분단은 2차 대전 후 미국과 소련의 한반도 분할통치에서 시발됐으며 일본의 식민지배가 그 원인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정 전의장은 베를린 자유대 동아시아연구소가 주최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정전협정의 당사자인 중국도 정전협정 체제를 종식할 책임이 있다고 말하고 이들 4대 강국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냉전이 지속되고 있는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의장은 20세기에는 이들 4대 강국은 한반도의 비극적 역사를 만든 세력이었지만 21세기에 이들 국가는 한국의 동맹국, 혹은 우방국으로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하고 “진정한 친구라면 한민족이 겪고 있는 냉전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의장은 분단을 극복하고 유럽통합을 주도하고 있는 독일에서 배울 것이 많다고 말하고 이런 측면에서 한국이 ‘아시아의 독일’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독일에 체류하면서 중소기업을 방문해 독일 경제의 경쟁력의 현장을 확인하고 싶다고 말하고 동독 지역과 동유럽의 변화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전의장의 이날 강연에는 베를린 자유대 학생과 교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15일 독일에 온 정 전의장은 베를린 자유대 방문 연구원 자격으로 한 달 간 체류할 예정이다./베를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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