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을 쏟아부으면서 한반도 허리를 강타한 장마전선이 북한지역에도 적지 않은 비를 뿌려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

16일 조선중앙TV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평양 227㎜를 비롯해 평안남도 양덕 485㎜, 강원도 평강 382㎜, 개성 366㎜, 평안남도 맹산 301㎜, 강원도 원산 300㎜, 평안남도 북창이 260㎜의 강우량을 기록했고 폭우는 평안남도와 황해남.북도, 함경남도, 강원도 지역에 집중됐다.

특히 15일 자정부터 6시간 동안 양덕군과 성천군에는 각각 241㎜ 182㎜의 집중호우가 내렸고 15일 6시부터 3시간 동안 원산과 함경남도 금야군에는 78㎜와 62㎜의 ’무더기 비’가 쏟아졌다.

중앙TV는 “대동강 상류지방에서 많은 비와 폭우가 쏟아져 1990년 이후 처음으로 대동강에 큰물(홍수)이 졌다(났다)”고 밝혀 평양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대동강이 일부 범람했음을 전했다.

문제는 남북한에 같은 양의 비가 오더라도 북한은 홍수예방시설이나 복구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많은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평양 출신의 한 탈북자는 “대동강 인근 지역은 대부분 아파트나 공공건물들이 많아 침수로 인한 큰 피해를 입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도로 유실이나 침수 후 각종 전염병 등에 대처하기에는 북한의 시설이 열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피해상황을 소개하고 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선중앙TV는 17일 장마철 피해를 철저히 막자고 촉구했다.

우선적 피해예방 대상은 역시 농촌지역. 중앙TV는 “장마철 피해를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부문은 농업부문”이라며 “협동농장에서는 고인물을 빼기 위한 양수기의 수리.정비를 잘하고 예비 부속품도 충분히 갖춰 언제든지 가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방송은 논물관리와 저수지 관리, 강하천 정리, 탄광관리, 건설장 자재관리, 하수도 정비 등도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의 수해방지대책이라는 것이 둑을 쌓거나 흙쌓기 작업 등 전적으로 인력에 의존하는데 그치고 있어 피해는 남쪽에 비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한은 여름철 홍수 등 자연재해를 입었을 때마다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해 왔으나 작년부터 평양에 상주하는 국제구호기관의 철수를 요청하면서 긴급구호 중단과 개발원조로의 전환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올해 입게 될 자연재해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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