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조(李鳳朝) 전 통일부 차관은 14일 홍익문화통일협회가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개최하는 ‘통일의 사상과 방안’ 학술회의에 앞서 배포한 논문을 통해 2020년 남북관계에 대한 세가지 시나리오 및 대응 전략을 내놓았다.

이 전 차관은 2020년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 78세가 되는데 과거 김일성이 만 62세에 후계자를 지명한 것처럼 후계자를 내세우거나 내부 쿠데타로 정권이 붕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의 첫번째 시나리오는 김정일 정권이 유지되면서 북한이 경제적 개혁, 개방을 추진, 남북한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것이고 두번째 시나리오는 김정일 정권이 붕괴돼 민주적 체제가 등장, 남북한이 정치적 통합 과정에 들어가는 것이다.

세번째 시나리오는 북핵 문제로 북미 관계가 악화되면서 전쟁이 발발하거나 남북 관계가 장기간 단절되는 것이다.

이 전 차관은 “식량난과 국제적 고립 상황에서도 정권을 유지한 김정일의 통치술을 봤을 때 첫번째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전쟁 세대가 대부분 퇴장하면서 남북관계가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더욱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가 북한체제의 존속을 전제로 2020년까지 비정치 분야의 통합을 우선적으로 심화시키고 남북한 정치통합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며 김정일 정권의 붕괴에 대비한 통일전략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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