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결의안 통과시, 北 핵실험 가능"

유엔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북한이 다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호주 왕립 멜버른 공과대학의 피터 헤이즈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회견에서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한 배경에는 내부요인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고 RFA가 14일 인터넷판을 통해 전했다.

헤이즈 교수는 에너지와 안보문제 전문가로 북한의 에너지난 해결을 위해 소규모 발전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이 사업을 위해 북한을 7차례나 방문한 바 있다.

그는 북한이 대포동 1호를 발사한 1998년 방북시에도 북한의 당 고위 간부가 ’미국에 대항하는 모습을 보여야 굶주리고 있는 인민들에게 그나마 자부심을 갖게 할 수 있고, 군부와 관료들로부터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계속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헤이즈 교수는 이어 “작년 9월 6자회담에서 공동합의가 나왔지만, 그 뒤 미국의 방해로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고 북한은 판단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미사일을 발사하자는 군부와 강경파들의 손을 들어줘 강력한 지도자상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로 일단 전 세계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한 만큼 다시 미국과 협상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유엔에서 대북 제재결의안이 통과될 움직임을 보인다면 김 위원장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헤이즈 교수는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더라도 협상용으로 계속 써먹기 위해 완전한 핵실험 보다는 핵실험 전단계의 활동을 먼저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북한이 중국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에 대한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은 북한이 아예 핵포기 협상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민간연구소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리처드 부시 박사도 RFA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외교 노력이 충분했는 지의 평가를 현 시점에서 내리기는 어렵다”면서 “중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포기 협상을 아예 원치 않을 수 있고 부시 행정부가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시간을 끄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부시 박사는 아울러 “북한이 (협상에 응하지 않은 채 시간을 끌 경우) 직면할 수 있는 국제적 압력은 강한 비난 정도 밖에는 없고 군사적 성격의 압력은 불가능하며 경제적 압박도 그리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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