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장 해결안되면 다른방법 선택”
주한美공군 제3국으로 철수 시사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13일 국회안보포럼 초청강연에서 “작년 8월 매향리 사격장 폐쇄 이후 1년이 지나도 적합한 사격장을 갖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최단 시간에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단시간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다른 방법을 선택하도록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말해 가까운 시일내 해결되지 않을 경우 미측이 강경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주한미군은 최신예 전투기와 무기체계를 갖고 있지만 조종사들은 효과적인 공지 사격 훈련을 하고 있지 못하다”면서 “최고 수준의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대화된 사격장을 보장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사령관 등 미국측이 공군 사격장 문제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며 조속한 해결을 강조한 것은 이미 여러차례다.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지난해 말 한미 연례안보협의회 때 주한 미 공군의 제3국 이동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군 관계자들은 사격장 문제가 조만간 해결되지 않으면 미군측이 “주한 미공군이 한반도 밖으로 철수할 수밖에 없다”며 공개적으로 ‘철수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벨사령관은 또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북한은 노동과 스커드 미사일을 800기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남한을 표적사격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통해 한미동맹의 존재이유를 파악해야 한다. (한반도에) 탄도미사일 방어(MD)체제를 갖추는 것을 신중하게 논의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그는“우려할 만한 사항은 북한이 대포동 2호 발사에는 실패했지만 6발의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었다는 것”이라며 “6발의 미사일은 모두 성공했고 정확했던 것으로 판단하며, 야간발사 역시 전례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벨 사령관은 이라크 전쟁 당시 매일 밤마다 스커드 미사일 공격을 받았던 경험을 소개하면서 “나만큼 미사일 공격을 많이 받은 사람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장일현기자 ihj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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