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제19차 장관급회담 사흘째인 13일 수석대표 접촉을 시작으로 다각적인 막후 접촉을 통해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남북 수석대표인 이종석 통일부 장관과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숙소인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각측의 실무대표 일부를 대동한 채 수석대표 접촉에 들어갔다.

이 접촉은 전날 오후 4시부터 1시간 20분 동안 있었던 1차 수석대표 접촉에 이어 두번 째로 이뤄진 것이다. 양측은 밤 사이에는 이렇다할 접촉을 갖지 않았다.

양창석 통일부 홍보관리관은 이날 “우리측은 북측이 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하면 여러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는 점과 현 상황을 타개하는 해법은 6자회담 복귀라는 입장을 갖고 접촉하고 있다”며 “오늘 어떻게 될 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접촉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 오후 5시께 부산 누리마루APEC하우스 3층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종결회의를 갖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입장 차이가 확연한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날도 외부 참관행사 없이 협상을 계속하지만 예정된 종결회의 시간을 넘겨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공동보도문 도출 여부도 불투명할 것이라는 게 회담장 안팎의 관측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지금으로선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측은 공동보도문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른 위기 상황의 돌파구가 될 수 있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문제를 집어넣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외교.군사 라인이 아닌 북측 대표단은 명시적인 문구 삽입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측이 지속적으로 미사일 발사와 6자회담 복귀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평양과 실시간으로 입장을 조율하고 있는 북측 대표단이 이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북측은 또 다음달 8.15공동행사 때 평양을 방문하는 남측 대표단에 대해 남측 당국이 참관지 제한을 철폐해 달라는 요구를 끝까지 굽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회담 막판까지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은 쌀 차관 50만t과 신발, 의류, 비누 등 3대 경공업 원자재 8천만 달러 어치를 제공해 달라는 북측 요구에 대해서는 미사일 문제의 출구가 마련될 때까지 논의 자체를 유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이날 오후 7시 누리마루에서 환송만찬을 나눈다.

북측은 14일 오전 8시30분 숙소인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을 출발해 오전 10시 김해공항을 떠나 평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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