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에 머물며 중국의 대북한 설득 결과를 기다리던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3일 워싱턴으로 돌아간다.

주중 미국대사관은 힐 차관보가 현지 시각 이날 오후 1시 비행기로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지난 7일 베이징을 방문한 뒤 서울을 거쳐 도쿄(東京)로 갔다가 12일 귀국하려던 당초 계획을 바꿔 11일 베이징을 다시 찾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표결을 늦춰가며 중국의 대북 설득 결과를 중국으로부터 직접 확인하기 위해 베이징으로 되돌아온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가 귀국을 결정한 것은 ’설득 실패’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평양에서는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간의 협상이 지난 11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힐 차관보의 12일 발언에서 알 수 있듯 북한은 6자회담 복귀 설득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힐 차관보는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 등 중국 당국자들과 만난 후 13일(베이징시간)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아직 아무런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은 아직 평양으로부터 아무런 긍정적인 소식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해 중국의 대북 설득노력이 실패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미국에 대북 제재 양보를 촉구한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이 눈길을 끈다.

류 대변인은 이날 G8 정상회담 설명회에서 류 대변인은 12일 다음 주로 예정된 G8 정상회담 관련 설명회에서 북한 문제에 관해 언급하며 “우리는 미국이 제재문제에 양보를 함으로써 6자회담 회복에 도움이 되는 조치를 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이 금융제재를 풀지 않은 한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북한이 고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중국은 13일 러시아와 공동으로 대북 규탄 결의안을 만들어 회람시킴으로써 중국이 6자회담 복귀 설득 실패라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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