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2일 북한으로부터 6자회담 복귀 조짐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 등 중국 관리들과 만난 뒤 이렇게 말하고 북한이 속히 회담에 복귀하지 않으면 국제적으로 고립될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북한과의 양자회담은 6자회담 복귀의 조건이 될 수 없으며 회담 복귀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2일 북한으로부터 6자회담 복귀 조짐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 등 중국 관리들과의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북한이 중국의 외교적 노력에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은 것은 솔직하게 말해 다소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속히 회담에 복귀하지 않으면 국제적으로 고립될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역사적 순간”에 있다고 말하고 “북한은 세계 다른 나라와 손을 잡을 것인지 더욱 고립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조속한 6자회담 복귀 결정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요구하는 북.미 양자회담은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이 될 수 없고 회담 복귀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밝혀 6자회담에 앞서 북한과의 양자접촉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9.19 공동성명에는 미국과 북한 양자가 협의할 수 있는 사항들이 포함돼 있다면서 6자회담에 복귀하면 그 틀 안에서 북한과 협의가 가능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북한을 제외한 5자회동과 관련, 그는 6자회담 진전을 위해서는 모두가 함께 만나야 한다면서도 “5자보다는 6자가 낫지만 (회담이) 없는 것보다는 5자가 낫다”며 차선책으로 5자회동을 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비공식 6자회담에 대해 힐 차관보는 “(리 부장과의 회동에서)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공식과 비공식의 차이를 모르겠다”고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표결 연기와 관련, “중국의 외교적 해결을 기다리는데 데드라인을 두지는 않고 있다. 중국은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유엔이 안보리 결의안 표결을 미루고 중국에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준 사실에 언급, “불행히도 우리는 아직 북한이 이 과정에 대해 (중국이나 유엔 안보리와) 같은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어떤 신호도 아직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오전 중국주재 한국대사 및 일본대사를 만났고 오후에는 러시아대사와 만나 6자회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중국을 방문중인 북한 친선대표단과 만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베이징에서 하루 더 머문 뒤 13일 워싱턴으로 돌아갈 예정이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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