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도달 대륙간미사일 내년 실전배치
일본 ICBM 전환가능 위성발사 기술 보유
대만 600㎞미사일 개발 최근 시험발사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중국과 인도·대만에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거나, 개발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도 미사일 개발 능력을 슬쩍 내비쳤다.

아시아지역에서 특히 미사일 경쟁이 달아오르는 것은 중국·일본, 중국·대만, 중국·인도, 북한·한국·일본·미국 등 각국 간에 복잡하게 얽힌 긴장 관계 때문이다.

권재상 공군사관학교 교수는 “무기체계를 강대국에 의존해 오던 국가들도 경제력이 향상되면서 소요되는 기술의 수준과 개발 비용에 비해 위협 효과가 훨씬 높은 미사일 개발을 우선적으로 추진한다”고 말했다.


◆중국, 미 전역 사정권 둥펑-31A 2007년 실전배치=미국의 국방전문 주간지인 디펜스 뉴스는 10일 중국이 미국과 유럽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31A’를 2007년부터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둥펑-31A는 사정거리가 1만1200㎞로, 핵 탄두를 탑재하고 미국 워싱턴까지 타격할 수 있다. 둥펑-31A 배치가 완료되면 중국의 핵 보복 능력은 훨씬 확대된다.

디펜스뉴스는 “둥펑-31A는 태평양 지역에서 위기가 발생할 때 워싱턴의 정책 결정 과정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또 유인우주선을 쏘아 올린 창정(長征) 로켓보다 탑재 능력이 3배나 뛰어난 차세대 로켓엔진 개발에 성공했다고 신화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중국은 이 로켓을 2012년부터 유인 우주선과 달 탐사 등 각종 우주 프로젝트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 차세대 로켓은 중국의 미사일 발사 능력도 크게 향상시킨다.

◆중국을 겨냥한 인도·대만의 미사일 개발=인도는 북한이 미사일을 기습 발사한 나흘 뒤 ‘아그니-3’호 중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중국을 긴장시켰다.

핵 탄두를 탑재할 수 있으며 최대 사정거리 4000㎞인 이 미사일은 중국의 동북 지방을 제외하고,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중국의 대부분을 사정권에 둔다. 신화통신 등 중국의 관영 매체들이 연일 속보를 내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 탓이다.

대만도 중국의 코 밑에서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동남부를 사정거리(600㎞) 안에 두는 ‘슝펑(雄風) 3’호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다고 중국의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이 보도했다.

중국은 이 미사일의 최대 사정거리가 1000㎞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그럴 경우, 상하이와 후난(湖南)성 창사(長沙), 장시(江西)성 난창(南昌)까지 위협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의 미사일 능력은=윤광웅 국방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우리도 사정거리 300㎞ 이상의 크루즈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북한 미사일과 비교해) 정확도 면에서는 우리가 훨씬 앞설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도 북한에 대응할 미사일을 개발할 실력은 갖췄다는 것이다. 일본의 미사일 실력은 이미 강대국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일본은 북한의 핵 시설과 도로망까지 감시할 수 있는 인공위성을 자체 기술로 쏘아 올렸다. 권재상 교수는 “일본의 로켓 기술은 언제든지 군사용으로 전환이 가능해, ICBM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베이징=조중식특파원 jsch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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