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급 회담 부산서 열려
“사태 악화돼도 금강산·개성공단 계속”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11일 각 언론사 정치부장과 간담회를 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남북관계 등에 대해 설명했다.

―미사일 발사로 북한이 무엇을 얻는다고 보나.

“북한의 셈법은 우리와 다른 것 같다. 쏜다고 해서 미국이 (양자)대화하지는 않는다는 걸 전했다. 얻을 게 없다. 내가 보기엔 판단착오 같다. (물론) 우리도 득이 없다.”

―이번 사태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상황 인식은.

“대통령은 안보위기가 추가로 악화될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북 도발도 우려하고 대응방식에서 군사상황으로 비화하는 것도 우려한다. 누가 나한테 ‘매뉴얼 얘기 말고 앞으로 대통령 일찍 깨우겠다고 하라’고 하던데 그런 문제는 아니다. 잘했다는 건 아니나 여론에 지탄 받을 것 뻔히 알면서 뭐 하러 늑장 대응하겠나. 부시 대통령은 그 다음날 회의하지 않았나.”

―상식적으로는 (노 대통령이) 본관에서 하지 왜 굳이 관저에서 회의했나.

“안보상임위도 했고, 기술적인 문제 아닌가”

―그날 대통령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던데.

“대통령을 희화화할 수도 있지만, 대통령이 어디에서 주재했다는 것 파내면…. 신발 작은 것 큰 것 신었냐고 따지면…. 7시 회의면 적절한 것이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서 주요 결정을 했고, 안보장관회의는 추가 결정하는 회의가 아니었다”

―북한이 노동·스커드 미사일을 또 쏴도 (NSC 매뉴얼에 있는 것처럼) 대통령에 보고 안 하나.


◇ 남북장관급회담이 11일 부산 해운대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시작됐다. 남측 수석대표인 이종석 통일부장관(오른쪽)이 북측 대표단장인 권호웅 내각참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여러 가지 생각이 있다.”

―안보불감증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무더기 발사를 해서 문제지만 전쟁위협이 높아졌다고 보지는 않는다. (북한이)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를 흔들어보자는 것이지만 전쟁을 하자는 건 아니다.”

―미사일 발사를 저지해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나.

“발사 임박했을 때 (미 국무부의) 힐 차관보 보고 북한에 들어가서 손해 볼 것 없지 않느냐고 했다. 그래도 안 들어갔다. 중국의 영향력보다 중요한 건 북한이 현 국면을 어떻게 파악하느냐다.”

―일본 주도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반대인가.

“결의안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유엔헌장 7장이 문제다. 한반도에서 군사조치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은 곤란하다. 한반도에 사는 한 반대할 수밖에 없다.”(정부소식통은 일본이 취한 10개 제재조치보다 우리가 주지 않겠다고 한 쌀 지원이 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사태가 악화되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도 남북관계의 카드가 될 수 있나.

“그건 안 된다.”
/김봉기기자 knigh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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