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6자회담 복귀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제19차 남북장관급회담이 11일 시작됐다.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를 단장으로 한 북측 대표단은 최근 정세를 감안한 듯 이날 오후 4시 김해공항에 도착한 이후 줄곧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권 단장은 숙소인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이종석 통일부장관과 가진 대화에서 “재앙은 우리 지역 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도 일어난다”며 “우리가 잘 대처해서 외부에서 온 재앙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태풍 피해를 얘기하다 나온 말이지만,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일본과 미국의 압박을 ‘외부에서 온 재앙’으로 보면서 민족공조를 강조한 것이다. 이에 이 장관은 “그렇지 않아도 날씨처럼 정세나 상황이 어둡고 힘든데 이럴 때 남과 북이 지혜롭게 토론해서 대응하자”고만 말했다.

이어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이 장관은 “최근 조성된 상황으로 인해 지역 정세가 불안정해지고 남북관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권 단장은 “북남 쌍방은 정세가 어떻게 변하건, 환경이 어떻게 달라지건 궤도에서 절대로 탈선하지 말고 우리 민족이 선택한 6·15의 길을 끝까지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영 만찬은 통상 국무총리가 주재하지만 이번에는 장관이 대신했고 초청 외빈도 크게 주는 등 간소하게 치러졌다. 권 단장은 만찬 도중 이 장관에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가야 할 길이라 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부산=김민철기자 mc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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