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9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표가 지난 7일 “미국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凍結資金동결자금을 풀어주면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데 대해 “만일 북한이 6자회담을 통해 핵 폐기 합의를 履行이행하기만 한다면 에너지 부문에서만도 매주 그 정도 규모의 돈(2400만달러·약 230억원)은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常識상식 밖의 나라다. 북한이 6자회담에서 합의했던 핵 폐기를 실천에 옮기기 시작하면 한국이 약속했던 200만kw 對北대북 송전이 이루어진다.

이것만으로도 매주 2000만달러어치의 에너지가 북한으로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 힐 차관보의 추산이다.

그런데 2400만달러 동결자금을 안 풀어 준다고 6자회담장에 안 돌아오겠다는 말도 안 되는 算數산수를 고집하고 있는 게 북한이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최초 개발비를 제쳐두고서도 7발 미사일의 순수 제작비만 6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동결자금 2400만달러에 그렇게 목을 맨다는 북한이 그 4분의 1 규모의 돈을 허공에 날려버린 것이다. 세계식량기구(WFP)가 앞으로 2년간 북한주민 190만명에게 식량지원을 하기 위해 책정한 예산이 1억200만달러다.

이 계산이면 이번 미사일 불장난에 드는 돈으로 굶주리는 북한주민 20만명을 1년간 배불리 먹일 수 있다.

그런데도 ‘위대하신 지도자 동지의 統治통치자금’을 되찾기 위해 북한주민 몇 십만명 식량을 축내면서 미사일 불장난을 하고 있는 것이 북한이다.

북한이 核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며 체제를 延命연명해 가겠다는 전략은 남북한 주민 7000만명의 목숨을 담보로 한 人質劇인질극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전략은 이미 머리 끝까지 차버린 물 속에서 대롱 하나 물 밖에 내밀고 숨을 쉬는 것이나 다름없다.

북한은 이렇게 하루하루 숨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10년이고 20년이고 버텨보겠다는 생각인가. 북한주민들에겐 주린 배를 부둥켜 안고 참으라고 채찍질하고, 남한주민 머리에는 방아쇠를 겨누고 협박해가며 이렇게 계속 가보겠다는 것인가.

북한은 눈을 떠야 한다. 그래야 살 길이 보인다. 지금 북한이 가는 길은 사는 길이 아니라 천천히 죽는 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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