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납치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이었던 김영남씨는 “메구미의 유골을 (화장 이후) 내가 일하고 있는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일본 언론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판은 이런 내용을 포함해 김씨가 평양을 방문한 일본 언론과 지난 6일 가진 회견 내용 전문을 10일 보도했다.

김씨의 주요 발언 내용은 일본 언론을 통해 국내에도 소개됐지만 이런 내용까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김씨는 일본에 전달한 메구미 유골 가짜 논란에 “그 동무(메구미)가 생각날 때마다 가끔 그것(유골함)을 열어도 보고, 맨 처음 화장되어 유골로 왔을 때 만져도 보고 아픈 가슴을 달래보려고 이러저러하게 손을 댄 경우는 있지만 유골이 바뀌었다, 가짜다 하는 것은 전혀 상식 밖”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유골을 보관해 그(메구미)를 추억하여 유골을 만졌는데, 왜 (유골)감정에서는 내 것은 안 나오고 다른 사람의 것이 나왔는가. 다른 사람의 것이 나왔다면 내 것이나 화장할 때 도움을 줬던 분들의 것들이 나와야 되지 않겠느냐”고 항변했다.

그는 또 화장 경위에 대해 94년4월 숨진 메구미를 ’평양시 49호병원’ 뒷동산에 안장했다가 메구미가 안치된 곳에 자주 갈 수도 없고 혜경(메구미와의 사이에 낳은 딸)에게 새 엄마를 얻어주어야 할 상태가 돼 화장키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장된) 유해를 옮길 때 내 개인문제이니 개별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 메구미가 안장돼 있던 병원 주변 마을사람들 2~3명의 도움을 받았다”면서 “묘에서 유해를 꺼낸 후 인차(곧 바로) 화장터에서 화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메구미의 부모에 대해 “평양에 와서 혜경이도 만나서 모든 문제가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오십시오. 언제든지 만나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제3국까지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자신의 기자회견 배경에 대해 “우리 공화국(북)에 대한 압력에 내 문제가 이용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고, 어떻게 해서든지 바로잡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내가 일하는 직장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토론해 내 의사를 존중하게 됐다”고 과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도 나는 계속 거기(특수부문)서 복무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이 김영남씨의 기자회견 전문을 조선신보를 통해 전한 것은 북일관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메구미 사건을 이번 기회에 어떻게든 털려는 의지로 분석된다.

조선신보는 “일본 언론이 메구미씨의 사망 연도, 화장 이유와 시기 등 문제에 대해 김영남씨의 발언 내용과 경위를 정확히 전하지 않으면서 모순이 있다느니, 애매하다느니 하는 해석을 달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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