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대륙간미사일 실험엔 잠잠한 세계

인도는 9일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중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처음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인도가 발사한 이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 4000㎞로,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들을 사정권에 두게 된다.

그런데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제재까지 논의하고 있는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이를 문제삼지 않고 있다. 인도 언론은 “미국의 암묵적 동의하에 이뤄진 것”이라고도 했다. 왜일까.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은 인도와 북한의 미사일을 전혀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올 4월 카이스트에서 가진 강연에서 “왜 북한과 인도를 다루는 방식이 다르냐”는 질문에 대해 “인도는 민주주의 국가”라며 “인도와 북한은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는 “미국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미사일 기술 자체가 아니라 누가 그 기술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라며 “인도는 예측이 가능하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는 핵과 미사일 기술을 외부로 수출하지도 않았고 테러단체를 지원한 전력도 없다”며 “미국은 인도의 미사일이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정책과 어긋난다고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책연구원의 한 연구위원도 “인도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들어가지 않았어도 핵을 확산하지 않았고, 북한은 NPT에 가입해놓고 미사일을 수출하고 있는 등 미국이 갖고 있는 신뢰가 다르다”고 말했다./안용균기자 ag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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