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뉴욕타임스가 9일(현지시간) 북한 미사일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와 관련해 거론되고 있는 여러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4개 시나리오의 내용과 그에 대한 분석 및 평가를 소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수년간 북한과 미국 양측이 협상과 폭격, 공존과 붕괴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가능성을 놓고 계획을 세워왔다면서 이같이 소개하고 그러나 어느 시나리오건 `해피 엔딩'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뉴욕타임스가 소개한 4가지 시나리오.

▲북ㆍ미 1대1 대화 = 조시 부시 행정부에 대한 비판론자들은 부시 대통령이 전임 빌 클린턴 대통령이 했던 일, 즉 떠들지 말고 북한과 직접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1994년 제네바 협상을 깨뜨린 것은 북한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내심 미국이 혼자 협상에 나섰다가 상황이 악화하는 경우를 걱정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강하게 다루기를 꺼리지만 잃을 것이 가장 많은 중국과 한국이 협상 테이블에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북ㆍ미 직접 대화를 통해 극적인 변화가 이루어지면 그때부터 중국과 한국이 워싱턴을 장애물 정도로 여길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6자회담은 북한이 여러 나라를 사이에서 `장난'을 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로 6자회담은 3년간의 대화 끝에 합의문을 하나 이끌어냈지만 합의이행의 시간표도 없어 서명한 바로 그날부터 각자 달리 해석하는 문제를 빚은 바 있다.

▲영변 핵시설 제거 = 지난 1994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들을 추방하고 폐연료봉을 수거한다고 했을 때 미국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놔두느니 선제 공격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당시 국방장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는 "클린턴 대통령도 그렇게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3년 1월, 북한이 재처리를 위해 연료봉을 제거하고 있는 사실이 첩보위성에 포착됐음에도 불구, 이라크 문제에 매달려있던 부시 대통령은 행동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금은 어떤가? 많은 사람들은 너무 늦었다고 말하고 있다. 핵연료는 지금 (영변에만 있는게 아니라) 동굴, 터널 등 북한내 어디에든 저장될 수 있다. 북한은 여기에 우라늄 핵무기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다. 이제와서 영변 폭격은 무익한 것이다.

▲북한의 핵물질 판매 = 부시 행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이다. 최근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4∼13개의 핵무기를 제조하는데 충분한 플루토늄을 축적해 놓고 있다.

핵무기를 4개만 갖고 있는 나라는 그것 중 하나도 포기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12개씩이나 갖고 있고, 그 나라가 파산상태라면 암거래 시장이 유혹적으로 보일 것이다.

물론 핵무기를 만드는 것과 그것을 파는 것은 다른 것이다. 6자회담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북한은 핵무기를 팔 수도 있다고 위협한 바 있고, 이에 대해 미국은 그 결과는 재앙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바 있다.

북한이 과연 그렇게 할까?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보좌관은 "누가 알겠느냐"고 반문한뒤 "그러나 그들은 조금씩 고조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다음 조치는 핵실험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 함께 살기 = 김정일 정권을 그대로 놔두면서 굶주리고 파산하고 강제노동에 시달리는 북한이 붕괴되기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북한이 제2의 한국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생각은 1990년대 초반까지는 그럴 듯 하게 들렸지만 지금은 우스꽝스러운 얘기가 돼버렸다.

그러나 딕 체니 부통령은 "시간은 우리편이 아니다"고 강조한바 있다. 수년이 걸릴 지 모르지만 북한이 결국 대포동 2호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법을 알아낼 수도 있다는 것.

부시 대통령이 외교적 해법을 찾는다고 말하면서도 국방부가 북한 구석구석을 살피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한편, 중국과 한국은 핵으로 무장한 북한 보다 수백만명의 굶주리고 혼란에 빠진 탈북자들이 서울과 중국으로 몰려드는 상황을 더 우려하고 있다./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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