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3년 전인 1993년의 핵위기 때도 노동 및 스커드 미사일을 연쇄적으로 발사하면서 위기를 고조시켰다.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은 9일 국방부 기자실을 예고 없이 들러 환담하면서 “북한이 지난 93년에도 나흘간 노동 및 스커드미사일을 7발 발사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그러나 관련부서에 확인해보니 당시 북한은 이틀에 걸쳐 3발을 연쇄적으로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나흘간 7발을 발사했다는 윤 장관의 발언 내용을 정정했다.

북한이 1993년 5월29일 사거리 1천300km 노동 1호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3발을 이틀에 걸쳐 발사했다는 것은 처음 드러난 사실이다.

더욱이 지난 5일 대포동 2호 1기와 노동미사일 2기, 스커드미사일 4기 등 7기를 동시에 발사한 것은 13년 전과 거의 유사한 행태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은 이른바 1차 핵위기 때인 지난 93년 준전시상태 선포(3.8)에 이어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3.12),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 국방위원장 추대(4.5), 노동 1호 발사(5.29) 등 미국의 압박에 단계적으로 대응했다.

이런 일련의 조치는 ’강경에는 초강경으로 맞선다’는 대미관계 원칙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미사일 발사 사실을 시인하면서 “만약 그 누가 이에 대해 시비질하고 압력을 가하려든다면 우리는 부득불 다른 형태의 보다 강경한 물리적 행동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한 것도 이런 원칙과 무관치않아 보인다.

북한은 지난 93년 노동 1호와 98년 대포동 1호 시험발사에 앞서 국제기구에 항해금지 요청 통보를 하지 않았으며 우리 정부도 민간 선박이나 항공기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93년과 98년에 선박이나 항공기에 대한 어떠한 조치가 없었는데 당시 왜 그랬는지 지금 따져 보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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