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주석 서거일 맞아 단둥시내 북한인 외출은 급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4일째가 되는 8일 북한과 중국간 교역 창구로 불리는 단둥(丹東)은 아직까지는 평온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이 중국의 만류를 뿌리치고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기 때문에 중국에서 이곳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자 수송을 규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외신 보도도 나오고 있지만 현지 소식통들은 “아직까지 미사일 발사에 따른 영향은 별 달리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단둥에 사는 한 교민은 “어제(7일)까지도 압록강 중조우의교(中朝友誼橋)를 통해 트럭과 차량이 오가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미사일 발사 이후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고 전했다.

단둥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이 교량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양측에서 물자를 싣고 나오는 트럭들이 분주히 오가는 곳이다.

대북무역에 종사하는 단둥의 한 조선족 기업인은 “통상 여름이 되면 무역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데 중조우의교를 통해 오가는 물자와 인원이 줄어 들었다고 한다면 계절적 영향으로 봐야지 미사일 발사 이후 중국의 통제가 실시됐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은 무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단둥에 주재하고 있는 북한의 한 무역일꾼은 미사일 발사로 인해 북중 무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은 없고 그런 얘기도 들어보지 못했다”고 딱 잘라 말했다. 선양에 거주하는 한 북한의 주재원도 “중국에서 물자를 통제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선양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선족기업가협회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했다고 해서 (중국 정부에서) 민간 차원의 정상적인 교역을 막는 일은 생각할 수 없고 실제로 중국이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자수송을 통제하고 있다는 얘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에 있는 한 조선족 회사의 간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장기적으로 양측의 교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시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까지 직원들로부터 해관(세관) 등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자를 차단하고 있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선양의 한 조선족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최근 지인과 술자리에서 군사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품목들이 불법적으로 북한으로 반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측이 세관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전해 사실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단둥에서 달라진 모습이 있다면 평소 시내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김일성 배지를 단 북한 주재원이나 그 가족들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한 조선족 동포는 “보통 김일성 주석의 서거일(사망일)이면 외출을 자제하고 각자 집이나 숙소에서 지내는 것이 보통이며, 또 김 주석의 기일을 전후로 해서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사람이나 거꾸로 북한에서 중국으로 나오는 사람들을 통제하는 경우는 있다”고 귀띔했다./선양=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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