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日 “표결 강행”…中ㆍ러 거부권 행사 여부 주목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강행에 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일본이 초안 가운데 대북 제재의 내용이 거의 그대로 담긴 결의안 수정안을 안보리에 상정, 표결을 요구하고 나서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주목된다.

오시마 겐조 유엔주재 일본대표부 대사는 7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오후 “안보리 회의에 대북 결의안을 제출하고 의장에게 내일(8일)이라도 표결을 해주도록 요청했다”면서 “표결에 부쳐지면 이사국들의 폭넓은 지지로 결의안이 채택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보리 결의안은 이사국들에게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상정 24시간 이후에 표결에 부쳐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결의안은 빠르면 8일 오후 표결이 가능하다.

안보리 순회 의장국인 프랑스의 장 마르크 들라 사블리에르 유엔 대사는 ‘8일에도 표결이 이루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결정된 바 없으며, 추가 협의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미국, 영국, 프랑스 등과 협의해 제출한 수정 결의안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력히 비난하고 북한의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사용될 수 있는 관련 물질과 물품, 기술 등이 북한에 이전되지 않도록 각국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결의안은 또 북한이 미사일 및 미사일 관련 물품과 기술 등을 획득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북한의 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자들에 대한 재정적 자원의 이전도 차단토록 하고 있다.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안보리내의 압도적 분위기는 결의안을 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안보리는 유엔 헌장 제7장에 의거해 구속력있는 결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 헌장 제7장은 ’평화에 대한 위협, 평화의 파괴 및 침략 행위에 대한 조치’를 담은 것으로 안보리의 강제조치를 포함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구속력이 없는 의장성명을 채택하자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볼턴 대사는 “투표에선 (찬성하는) 13국이 이기게 돼 있다”고 말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아무도 이 시점에서 거부권 행사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P5)들과 일본은 이날 오전 유엔주재 미국대표부에서 이른바 ‘P5+일본’ 회의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북 결의의 내용과 형식을 집중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어떤 형태로든 제재의 내용이 담기는 것은 북한을 자극, 역효과를 초래하며 지역 긴장을 고조시킬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광야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회의에 앞서 “(제재의 내용이 담긴) 결의안은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안보리의 메시지는 그 결과까지 고려하면서 책임있게 다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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