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1일 개막할 예정인 남북 장관급 회담과 관련,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우리의 견해”라며 “한국이 그런 차원에서 몇가지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중국 방문을 마치고 7일 밤 인천공항으로 입국, 우리 정부의 남북 장관급 회담 개최 결정에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에 뭘 해라,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에 단일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깊이 있는 입장 조율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6자회담에 계속 복귀하지 않을 경우 북한을 뺀 채 5자회담을 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는지에 대해 “우리는 6자회담 과정을 강하게 신뢰하고있다”면서 “한 국가가 보이콧 하는 것을 우리가 바라지 않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과의 이날 회동 결과에 대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자신들에게 주어진 의무에서 벗어나려는 북한의 기도에 반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매우 깊이 있고 자세한 협의를 했다”고 소개했다.
힐 차관보는 특히 “우리는 북한에만 특별한 규칙이 적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뒤 “왜 발사했는지, 무엇이 탑재돼 있는지 등에 대한 아무런 설명없이 미사일을 쏜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그들이 6자 회담에 돌아와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려 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무모하게 미사일을 발사하는 나라와 아무 일 없었던 것 처럼 일을 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한 뒤 “북한이 지금은 국제사회에 동참할 것인지 아니면 더욱 고립될 것인지를 선택할 시점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립 심화는 북한 주민들에게 매우 나쁜 소식이 될 뿐”이라고 덧붙였다.
힐 차관보는 8일 오전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오후에는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대응책과 북핵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뒤 9일 오후 일본으로 떠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