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 시험발사를 전후해 쏘아올린 6기의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 용도와 의미는 무엇일까.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은 이미 ’익숙한’ 때문인지 대포동 2호의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를 희석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전문가들 분석이 주류를 이뤘고, 스티븐 해들리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저 북한의 발사 당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건 이미 놀라운 게 아니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었다.

그러나 미 국방장관실 정보분석국장 출신의 앤서니 코즈먼은 정말 “더 위협적이고 위험한 것”은 아직 실체가 의심스러운 대포동 2호가 아니라, 들러리처럼 보인 중.단거리 미사일 능력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있는 코즈먼 전 국장은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미에 대한 분석 글에서 대포동 2호를 둘러싼 각종 추측과 추정 수준의 ’전문가들’ 견해와 이를 단정적으로 전하는 언론보도를 비판하고 문제는 중.단거리 미사일이라며 이들 미사일의 군사적.전략적 의미를 설명했다.

▲왜 중.단거리인가 = “동북아에 있는 모든 미국의 동맹들에게 대형 핵탄두를 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코즈먼 전 국장은 지적했다.“한국과 일본은 우리의 긴밀한 동맹일 뿐 아니라 핵심 무역 상대국”이라는 전략적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 지역에서 전쟁의 위험은 어떤 형태로든 중국의 개입을 부를 위험이 있고, 중국이 개입하지 않는다 해도 중국과 무역이 상당기간 막힐 수”도 있고, “아시아 대부분 지역의 미군 부대와 기지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코즈먼 국장은 덧붙였다.

핵위협이나 공격에 직면해 한국에 미군을 증강하는 것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한국이나 일본이 잠재적 핵공격에 직면해 미군 증강을 요구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코즈먼 국장은 말했다.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군의 주요 기지를 선제타격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을 것이지만, 북한 정권이 극단으로 몰린다고 느낄 때는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코즈먼 국장은 말했다.

미국이 스텔스기나 장거리 전략공군기, 미사일 등 재래식 무기를 북한에 사용하려 할 경우 북한이 중.단거리 핵미사일로 대응할 위험성을 가리킨 것이다.

미 본토는 대포동 위험이 현실화하려면 5년 정도의 여유가 있지만, “우리의 아시아 동맹들, (이란과 시리아 등과 북한간 미사일 거래나 협력을 감안할 때) 중동의 동맹들, 우리의 군대와 경제적 이익들에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은 앞으로 1년정도 이내에 극히 위험스럽게 될 것”이라고 코즈먼 전 국장은 말했다.

코즈먼 전 국장은, 북한이 “아킬레스(그리스 신화의 영웅. 미국 지칭)를 쏘는 데 이마를 쏠 필요는 없다”고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 용도를 설명했다. 굳이 미 본토를 칠 필요 없이 아킬레스건(腱)인 일본, 한국, 아시아 주둔 미군 부대 등을 겨냥하는 것으로 대미 억지력을 발휘하고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코즈먼 전 국장은 “미국은 편협하고 이기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전략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미국의 북한 미사일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대포동의 실체는 = “모두 순전히 추측”일 뿐이라고 코즈먼 전 국장은 주장했다.

사정만 해도, 워싱턴 포스트는 2천175-2천672마일이라고 보도했지만, 다른 뉴스원들은 3천500, 4천, 5천 마일 등 저마다 다르며, 특히 미사일의 경우 ’최대 사정’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탄두 무게에 따라 다르다고 그는 지적했다.

특히 인공위성 사진으로 본 대포동 미사일의 추진체는 나중에 대륙간 미사일로 발전된 비슷한 단계의 중국과 러시아제보다 지름이 작다고 코즈먼 전 국장은 지적했다.

지금까지 입수가능한 실증적 자료만으로는, 북한이 “알래스카에 돌덩어리 한개(a rock)를 던질 수 있는 미사일의 초기 시험을 시작”했거나, “최악의 경우 알래스카, 혹은 하와이나 미 본토 서북 상단 지역에 작은 핵무기를 부정확하게 발사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

그는 북한이 이 정도 수준으로 미국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자살행위라 할 정도로 어리석은 짓”이므로, 북한 정권이 이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즈먼 전 국장은 “은퇴한 전문가, 정보계 출신, 군출신 등이 15초간의 조명을 받으며 단 하나의 실증 자료도 없이 잘못 추측”하는 것과 “언론이 미사일 도표에서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최대 사정을 그리면서 불확실성을 지적하지 않는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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