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사훈련 일환… 6자회담과 무관”
대포동은 언급안해 실패 우회적 인정


북한은 6일 외무성 대변인 발언을 통해 전날 무더기 발사한 것을 ‘미사일’이라고 확인하면서 이를 군사훈련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1998년 대포동 1호 미사일을 발사한 후에는 4일 후에 인공위성이라고 했으나 이번에는 하루 만에 신속하게 미사일임을 시인한 것이다.

정부당국자는 미사일 위기가 고조됐던 지난달 20일 전후 인공위성일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로 말한 데 이어 29일에도 “발사체의 상태는 위성이다 미사일이다 판단이 어렵다.

지금 것은 98년 것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98년 것은 인공위성으로 판명됐다”는 말과 함께였다.

결국 이번에도 인공위성일 가능성이 많다고 받아들여지도록 설명했다.

그런데 북한조차 6일 미사일이라고 못박는 바람에 우리 외교안보당국의 정보와 판단이 모두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다.

당국자들은 신중함을 강조했지만, 미사일이나 인공위성이나 발사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음에도 왜 구태여 이처럼 미사일 발사 위기를 축소하려 했느냐에 대해서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북한은 이번 발언에서 대포동 2호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에 대해 “시험발사가 실패했음을 우회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자신들의 의도대로 성공했다면 상당히 많은 언급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그러면서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가 불법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변인은 “우리는 미사일 기술통제제도에 가입한 성원국도 아니며, 따라서 이 제도에 따른 어떤 구속도 없다”고 했다.

99년 미국과 합의한 미사일 모라토리엄(발사 중지), 2002년 북일 평양선언 모두 대화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도 했다.

북한은 또 “미사일 발사는 6자 회담과 무관하다”고 했는데, 이를 두고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6자 회담의 틀을 깰 의사가 없다는 것”(고유환 동국대교수), “미국은 무조건 6자회담 복귀를, 북한은 선(先) 금융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복귀를 거부하고 있어 현재 상황으로는 의미가 없는 말”(서재진 통일연구원연구위원)이라는 해석이 맞서 있다.
/김민철기자 mc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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