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ㆍ이란 다른 접근해야…中 역할 중요”

유럽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 강행을 통해 핵 개발 야심을 드러냄으로써 이란과 나란히 국제적인 관심의 전면으로 이 문제를 다시 끌어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들 전문가는 두 나라가 비슷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이 위기를 해결하는 해법은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파리에 본부를 둔 프랑스전략분석연구소(FIAS)의 프랑수아 게르 소장은 5일 AFP와 인터뷰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움직임을 우려하고 있지만 접근은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문제는 지역적인 틀에서 고려해야 하고 지역적 안정성과 연결돼 있지만 이란은 유엔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같은 산하기구 차원에서 국제사회가 다뤄야 한다”고 두 나라에 대한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게르 소장은 고립된 북한은 거의 확실하게 핵무기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반면 현재 이란은 국제적 압력때문에 북한과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 게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게르 소장은 또 북한과 이란이 핵탄두 미사일을 둘러싸고 아주 밀접한 협력을 하고 있는 것은 “증명된 사실이며 사실상 공식화된 것”이라며 “두 정권의 성격을 볼 때 (양국의 협력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런던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아시아 안보 프로그램 담당 알렉산더 닐은 북한과 이란 문제 해결에 중국의 핵심적인 역할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상하이협력기구(SCO)가 문제 해결의 한 통로가 될 것이라면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6월 베이징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중국이 SCO를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에 대응하는 균형추로 삼아 이란과 대화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서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중국을 방문했고 양국이 군사적인 동맹국인 점을 지목하면서 “북한이 대화에 나서도록 하기 위한 중국의 외교적 노력이 초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런던의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도 북한과 동맹국이자 이란의 주요 교역국가인 중국이 문제 해결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이 이란과 직접 대화에 나서는 것처럼 북한과도 유연한 방법을 찾아야 하는 부담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의 한 전직 외교관은 “마음에 들지 않는 정권과 왠지 양자회담을 하기 꺼리는 억측이 있지만 이런 이념 장벽으로 미국이 북한 문제 해결법을 찾지 못한다”며 “미국이 도발적인 미사일 시험발사 뒤 ‘당근’을 주는 것처럼 비치지 않아야 하는 게 논리적이지만 결국 북한 문제를 해결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런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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