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연쇄발사 후 제기됐던 각종 궁금증들에 대한 해답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추가 발사 가능성,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 2호의 실패 원인, 뒤늦게 발사된 7번째 미사일의 의미 등 각종 의혹들이 제기됐지만 발사 다음날인 6일부터 베일들이 한꺼풀씩 벗겨지고 있는 것이다.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은 6일 “북한이 추가로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추가 발사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고 국가정보원은 대포동 2호의 실패 원인이 엔진결함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국회에서 보고했다.

◇ 추가 미사일 발사하나 =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을 빌어 “우리 군대는 이번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자위적 억제력강화의 일환으로 미싸일 발사훈련을 계속하게 될 것이다”고 밝혀 미사일 발사를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협상카드로 계속 활용할 것임을 시사한 이날 대변인 발언과 마찬가지로 한·미 정부와 언론 역시 추가 발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윤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 대해 “지난 2개월여간 일련의 준비과정을 봤을 때 들어오고 나가는 장비나 단체를 파악하고 평가해 볼 때 아직도 더 쏠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토니 스노 미 백악관 대변인도 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2-3기의 단거리 스커드 혹은 중거리 노동미사일이 아직 발사가능한 상태”라고 말했고 워싱턴 타임스는 북한이 수일내 추가로 미사일 발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미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문제는 북한이 발사할 미사일이 중·단거리 미사일이냐 장거리 미사일이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가로 발사할 미사일이 중단거리 미사일인 스커드나 노동이라면 기술 테스트의 의미가 있을 지는 몰라도 대미 압박 등 정치적 압력으로서의 의미는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이번 미사일 발사의 성격이 주로 미국을 겨냥한 ‘정치적 압박카드’였다면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 스커드나 노동 미사일을 추가 발사해서 거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그 경우 한국과 일본의 대북 강경 기조를 강화시키는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추가 발사하려는 것이 대포동 2호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전문가들은 그 경우 북한이 반드시 발사를 성공시켜서 대미 압박용 카드로서 효과를 보겠다는 계산을 했다고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포동 2호 실패는 결국 자체 결함 때문 = 대포동 2호가 발사된 지 불과 42초만에 고장을 일으켜 동해로 떨어진 것과 관련, 1998년 대포동 1호 발사 이후 갈고 닦은 북한의 미사일 수준이 정말 이 정도 밖에 안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미국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사정 거리를 줄이거나 연료를 10~20% 정도만 넣어 동해에 대포동 2호를 떨어뜨렸을 개연성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는 시각을 내비친 전문가들도 없지 않다.

대포동 2호를 비롯한 미사일 7기의 탄착지점이 모두 러시아 쪽 동해였다는 점으로 미뤄 미사일 발사에 따른 한·미·일의 반발을 다소나마 누그러 뜨리려 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추정 사정거리가 5천~6천km에 달하는 대포동 2호가 불과 300~500km밖에 날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발사는 실패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를 비롯한 각국 정부의 공식적인 평가이자 다수의 판단이다.

국가정보원은 6일 오전 긴급소집된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 비공개 보고에서 “대포동 2호는 로켓 엔진의 결함 때문에 발사 이후 실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불완전 연소로 인한 진동충격이나 연소실 내부균열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7번째 발사 의미는 =북한이 5일 새벽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비롯, 6기의 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 오후 5시22분께 7번째 미사일을 발사한 배경도 여전히 궁금증을 자아냈다.

북한 입장에서 ‘승부수’인 대포동 2호를 시험발사하는 참에 오랫동안 발사실험을 못했던 다른 미사일의 성능까지 함께 테스트하기 위해 스커드·노동 미사일 5기를 발사했다고 보는 견해에 따르면 7번째 미사일 발사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어 보인다.

연료주입 등 단순 절차상 문제 때문에 7번째 미사일 발사가 늦춰졌을 개연성도 있기 때문이다.

애초 새벽에 스커드·노동 미사일 5기를 발사한 것이 대포동 2호가 실패로 끝날 경우를 상정, 실패에 쏠릴 국제사회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한 포석이었다면 7번째 미사일 역시 관심 분산용이 아니었을까 하는 견해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발언을 보면 기술적 측면의 분석은 차치하고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가해 올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타당해 보인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번에 있은 성공적인 미싸일발사는 자위적 국방력강화를 위해 우리 군대가 정상적으로 진행한 군사훈련의 일환이다”고 밝히고 “우리 군대는 이번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자위적 억제력강화의 일환으로 미싸일 발사훈련을 계속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그 누가 이에 대해 시비질하고 압력을 가하려든다면 우리는 부득불 다른 형태의 보다 강경한 물리적 행동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는 말로 문답을 끝냈다.

미사일 6기를 발사한 직후 미국과 일본이 기다렸다는 듯 대북 제재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한국까지 대북지원 재고를 언급하자 ‘해볼테면 해봐라’는 식의 의지를 표출한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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