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충성심 높은 엘리트 외부세계 눈 떠야”
“경제도약 위해 남한 투자 국내 투자로 인정 필요”



박재규 경남대학교 총장(전 통일부 장관)은 6일 “북한은 경제력 건설을 위해 핵과 미사일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북한대학원대학교와 한국수출입은행이 공동 주최한 ’북한개발과 국제협력’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대량 살상 무기가 안전을 확고히 보장하는 수단이 될 수 없으며 다른 나라의 정책을 바꿀 수 있다고 보는 것도 비현실적”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와 경제 협력을 절실하게 희망하고 있으나 안전보장과 체제보장에 대한 위기의식으로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설득과 실천을 통해 북한이 갖고 있는 위기의식이 근거 없음을 일깨워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과감한 포용을 통해 북한의 개발과 변화를 유도함으로써 안보위협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전략적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 총장은 아울러 “안보불안이 높을수록 남북협력에 대한 한국인의 지지는 낮아질 것”이라며 “남북경협을 심화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북한은 한반도의 최대 위협요소인 핵과 미사일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에릭 와인가르트너 전(前)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평양 상주대표는 “국제사회는 자유로운 시장을 구축하고 세계 경제통합에 몰두하고 있으며 진보한 발전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의 실현 가능한 미래가 오로지 개발모델 하나뿐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 개발이라고 하는 것은 북한을 바꾸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면서 “외부에서 사전에 결정한 것을 북한에 적용하기보다 북한 내부에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개발을 독려하고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 내부의 개혁을 촉진하기 위해 북한 내의 잠재적 개혁가를 포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북한 지도부의 요직에 있으면서 충성심이 높은 엘리트가 외부 세계에 눈을 뜨면 주체사상에 대한 신념을 지니면서도 한반도 미래에 대해 자신의 인식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근 서울대 교수도 “체제전환의 후발주자인 북한도 해외무역과 투자에 초점을 맞춰 지속적으로 경제 개방을 진행한다면 도약적으로 경제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북한은 1980년대 중반의 중국 푸젠(福建)성처럼 ’사회주의 개방경제’모델을 통해 도약적인 기사회생을 실현할 수 있으나 기존의 어떤 사회주의 경제도 북한에 완벽한 모델을 제시할 수 없었다”면서 “북한의 경제도약을 위해서는 외국인 직접투자(FDI)로 간주하고 있는 남한의 투자를 국내 투자로 인정해 다른 해외 투자자보다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 유럽위원회 대표부 정무관과 루디거 프랭크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 교수가 북한개발을 위한 국제협력과 관련한 바람직한 협력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심포지엄은 7일까지 이어지며 고경빈 통일부 개성공단지원사업단장과 임을출 경남대 연구교수, 유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등이 개성공단을 둘러싼 현안과 국제협력 과제들을 점검하고 종합토론도 벌일 예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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