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美에 즉각적 위협 안돼”
“의도된 실패일 가능성” 분석도

북한이 5일 발사한 7발의 미사일 중 관심의 초점인 대포동 2호 미사일은 40초 만에 동해상에 추락했다. 이는 북한 미사일 발사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다.

북한이 1998년 대포동 1호를 발사한 이후 8년간 사거리 연장을 위한 엔진 연소 실험을 해왔지만 결국 기술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도발행위이지만 미국에 즉각적인 위협은 아니다”고 했다. ‘발사 40초 만에 실패한 미사일’을 미국 영토에 대한 위협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부터 알게 된 것은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놀라울 게 없고, 대포동은 명백히 실패했다”는 것이며 “이는 북한의 능력에 관해 말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 日 떠난 美항모 키티호크 어디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주변의 긴장감이 높아진 5일 오전 미국 제7함대 소속 항공모함 키티호크가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항을 떠나고 있다. 가나가와현 요코스카가 모항인 키티호크는 지난 1일 미·일 친선 행사차 오타루항에 입항했다. 이날 출항 계획은 사전에 예정된 것이었으나 어디로 향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AP


미국 MIT의 안보 분석가 짐 월시는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아주 어려운 기술로 북한은 분명 이를 터득하지 못했다”며 “대부분의 평가는 북한이 향후 10년 내에도 이를 완전 습득하지 못하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일 전문가인 연세대 최규홍 교수도 “1단계에서 최소 1~2분 연소해야 하는데, 40초 만에 터졌다면 올라가다 폭발한 것으로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능력에 대한 평가 절하는 북한이 적어도 미국에 대해서는 미사일 카드를 잃어버리는 것을 뜻한다. 북한으로선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또 북한 미사일의 가치 하락이자 북한 군부 등에도 적잖은 심리적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핵무기체계의 완성과 미사일 수출 측면에서 미사일 기술을 과시해야 하고, 북한 체제 유지와 관련해서도 미사일 발사 성공은 중요한 문제”라며 “이 때문에 북한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미사일 기술력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 美유엔대사“北미사일 용납 못해” 5일 오전 긴급 소집된 안보리 비공개 회의에 참석하려고 뉴욕 유엔본부에 도착한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 대사(가운데)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안보리는 북한 미사일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만장일치의 강력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AP


또 이번 시험 발사의 성패만 놓고 북한 미사일문제를 다뤄선 안 된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신성택 미국 몬트레이연구소 연구원은 “의도된 실패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1998년 대포동 1호 발사 때 이미 2단계 로켓 분리까지 성공했기에 8년의 기술 축적이 이뤄진 뒤에 1단계 분리에도 실패한 상황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신 연구원은 “설혹 북한이 대포동 2호 발사에 실패했다고 북한의 미사일 기술 수준을 낮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용옥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정부에서 발사된 대포동 2호가 실패했다고 평가하지만 실제로 북한이 축소용 실험을 해서 동해에 떨어진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중요한 것은 북한이 탄두와 운반 수단인 미사일을 다 갖추는 실험을 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김민철기자 mc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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