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보다는 위성용일 가능성”
최근에도 “발사 임박설은 과민”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5일 기자회견에서 이날 발사된 대포동 2호 성격에 대해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미사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측도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발사 후 폭발까지 40초 동안 나타난 궤도 분석 결과라고 했다. 미사일로 단정하기까지는 좀더 많은 시간(10일 정도)이 필요하지만 초기 분석 결과로는 미사일 탑재용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발사 후 궤도 분석 전까지는 발사체 용도를 알 수 없으며, 발사장 주변의 상황으로 볼 때 오히려 위성용일 가능성이 높다는 정부관계자들의 기존 설명을 사실상 뒤집은 것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지난달 20일을 전후해 이번 사태에 대한 두 가지 메시지를 던졌다. 첫째는 발사가 임박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연료를 넣었다는 증거도 없다고 했다. 둘째는 발사한다 해도 미사일로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위성용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통상 위성용에 쓰는 액체연료를 북한이 쓰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98년 대포동 1호 때도 결국 위성용이었던 것으로 최종 분석됐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심지어 미국과 일본의 일부 인사들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측면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 밖에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일부 전문가들도 발사가 연기되자 “미사일은 주로 낮에 쏜다” “날씨가 좋아야 한다” 등의 이유를 들었다. 장기화를 전망한 전문가도 있었다.

청와대 송민순 안보실장은 지난달 25일 청와대브리핑에 띄운 글에서 “상황을 예단하여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은 사태 악화를 바라는 의도에 말려드는 결과를 자초할 뿐”이라고 했다.

발사 임박 사실을 보도한 국내외 언론을 겨냥한 것이었다. 송 실장은 지난달 29일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6자 회담이 열리면 북·미 양자회담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상황의 긴박성과는 동떨어진 듯한 얘기를 하기도 했다.

박선원 전략기획비서관도 지난달 25일 청와대브리핑에 띄운 별도의 글에서 “한 일본 신문사가 18~19일 미사일 발사가 거의 확실시된다고 보도했고 일부 국내 언론도 당장 우리 머리 위에 미사일이 떨어질 것처럼 위기를 조장했다”고 했다. 언론이 과민 반응했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5일 북한이 전격적으로 미사일을 발사, 정부의 이런 주장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런 반전 앞에 정부 관계자들은 당황스러워하면서, 말을 주워담으려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위성이라는 말은 이제 꺼내지도 않고 있다. 서주석 청와대 안보수석은 “상황 초기부터 줄곧 주시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왔다”고 말했다./신정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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