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에 주재하는 북한의 한 외교관은 5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주권 국가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 주권 국가라고 하는 곳은 미사일 시험 발사를 다하고 있다”며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누구한 테 위협을 주고 그런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관리는 “우리는 누구를 공격하고 할 생각도 없다”며 “그러나 미국이 달려들면 자위적 방어 차원에서 보복을 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어디에도 위반되는 것이 없다”며 국제규정에 따라 발사가 이뤄졌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미사일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공격 목적이 아닌 미사일 발사가 무슨 도발이 될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기를 묻는 질문에는 “상대방이 안 지키면 우리도 안 지키는 것”이라면서 미국, 일본이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호상(상호) 간” 합의한 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이 지키지 않은 합의사항이 뭔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2002년 평양 방문 때 나온 평양선언의 취지가 제대로 안지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남북관계를 경색시킬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북남관계는 좋아져야 하고, 그런 과정에서 이런 저런 일이 있을 수 있다”며 “이번 일로 북남 관계가 발전 못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당분간 (남북관계가) 경색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남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다들 미국 사람들 같이 강경분자적인 시각에서만 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주변국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 “일본은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배치한다고 그러는데, 우리는 지금 위협을 안 받고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오히려 우리가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미 CNN 방송을 통해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카이로=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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