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2월15일 금강산 제2차 남북적십자 실무 접촉에 앞서 열린 만찬에서 이병웅(오른쪽에서 두 번째) 남측 수석대표와 북측 리금철 단장 등이 건배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미사일 발사 맞물려 남북교류 악재 우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로 남북관계 경색이 우려되고 있는가운데 북한이 최근 민간교류 실무접촉 장소로 개성 대신 금강산행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북지원 관계자들은 4일 “북한이 실무접촉 장소로 개성 대신 금강산을 고집, 금강산까지 가서 북측 관계자들을 만나야 해 시간적.경제적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개성 실무협의를 다녀온 대북지원단체 관계자는 “그 자리에서 북측으로부터 이제 개성 접촉이 어려울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며 앞으로 실무접촉을 금강산에서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달 중 개성에서 만나기는 힘들다고 들었다”면서 “(이로 인해) 기존 사업에 심각한 영향은 없겠지만 미사일 문제와 겹쳐 교류 규모가 축소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북측의 이번 결정은 남측이 개성을 통한 육로.철도 위주의 이벤트성 교류에 치중하고 있고, 장성급 회담에서 NLL 및 통행보장 문제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회의론’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용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은 “북측이 군사당국 간 해상경계선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개성관광 사업에도 진전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당국 간 협의의 교착이 그 원인임을 시사했다.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의 김 훈 국장은 “개성은 공단 사업 중심으로 운영돼야 하는데 공단 사업 자체가 제대로 안 되고, 관광사업도 묶여 있는 등 북측으로서는 (개성 접촉 제한에 대한) 여러 가지 복잡한 이유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지난달 29일 개성 실무협의에 이어 이달 4일에도 금강산에서 물자지원을 하고 서울로 돌아왔다며 “개성으로 들어가던 물자도 앞으로는 금강산을 통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무접촉은 보통 1일 일정인데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금강산까지 왕복 10시간 이상이 걸리고 하루 전 속초에서 대기해야 하는 등 개성에 비해 불편한 점이 많다.

대북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개성 통로가 차단돼 답답하고 불편하다”며 개성 창구가 복원되기를 기대했다.

관계자들은 ’개성 길’ 제한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겹쳐 남북 교류에 악재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