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새벽 북한의 전격적인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정부의 대북 정보력과 우리나라가 향후 쏘아올릴 인공위성의 관련 기능에 적잖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발표와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에 관한 정보는 대부분 미국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주석(徐柱錫)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북한이 5일 오전 5시 함북 화대군 대포동에서, 오전 3시32분부터 강원도 안변군 깃대령 소재 발사장에서 각각 동해를 향해 대포동 2호와 수발의 스커드 및 노동급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혀 북한 미사일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정보를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정부는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이 발사 후 40초만에 실패했다는 더욱 세부적인 사실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한미간 정보교류를 했고 추적 감시해왔다”고 말해 대부분의 정보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음도 함께 내비쳤다.

실제로 미국 정보당국은 정찰위성에 탑재된 고해상도 카메라, 정찰기와 항공모함의 레이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면밀히 감시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첩보위성.

지구상공 600-800㎞의 저궤도를 도는 첩보위성은 북한 지역을 하루에 수차례 지나면서 고해상도 카메라로 북한 지역의 움직임을 정밀 촬영, 가장 신뢰있는 정보를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인공위성을 통한 정보력은 과연 어느 수준이며 앞으로 얼마나 향상될 수 있을 까.

현재 우리나라는 아직 정찰위성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다만 1999년 지구관측 위성인 다목적 실용위성 1호를 발사, 지구관측에 부분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북한지역을 촬영할 수 있는 인공위성은 다목적 실용위성 1호가 유일하다.

그러나 이 위성에 탑재된 카메라의 해상도가 6.6m에 불과해 군사적 정보용으로는 사실상 거의 가치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해상도 6.6m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6.6m인 물체를 한개의 점으로 표시하는 수준을 말한다.

대형 건물정도가 이 위성이 촬영한 영상에 포착될 뿐 세로로 높게 솟아있는 미사일 발사체 등 소규모 군사장비나 시설 등을 촬영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우리나라가 북한 지역의 영상정보를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달 28일 발사예정인 다목적 실용위성 2호는 해상도 1m급의 고해상도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다.

1호에 비해 6배 이상의 정밀한 영상을 제공하게 되는 셈이다.

이 정도면 거의 대다수 건물이나 군사시설, 자동차 등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게 된다.

군사용 정찰위성은 아니지만 필요할 경우 군사정보 수집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어 2009년 9월에 발사되는 다목적 실용위성 3호는 해상도 80㎝로 현재 미국이나 일본이 운영하고 있는 정찰위성의 해상도에 거의 근접하게 된다.

다목적 실용위성 3호는 ‘합성 개구면 레이더(SAR:Synthetic Aperture Radar)’를 장착, 지구상공 450-800㎞의 저궤도를 돌면서 지상의 농산물 작황, 지하자원과 해양자원 등을 촬영, 긴요한 산업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다목적 실용위성 3호는 다목적 실용위성 2호와 달리 지구를 향해 레이더를 쏘아 영상을 얻는 방식을 적용하기 때문에 악천후나 어두운 밤에도 관측이 가능해 군사적인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도 KT와 공동으로 8월 상용 및 군용 통신 중계기를 탑재한 무궁화 위성 5호를 발사, 민군 공용으로 운용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다목적 실용위성 3호와 무궁화 위성 5호를 통해 우주 상공에서 지구를 정밀관측하는 ‘눈’과 ‘귀’를 갖게 되는 셈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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