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측한 사안..향후 협상 예단말아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본협상이 오는 10일로 다가온 가운데 5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주목되고 있다.

특히 북한 핵문제, 위폐 문제 등을 거론하며 미국이 북한 개성공단 물품의 ‘한국산’ 인정을 공개적으로 반대해왔다는 점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협상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는 ‘북한 리스크’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다 현재는 교착상태에 빠진 ‘6자 회담’의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향후 FTA 협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가 곧바로 한미 FTA 협상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한미 FTA 협상은 기본적으로 한미 양국간 경제.통상 현안”이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결국 미사일을 발사하기는 했지만 북한 핵문제 등과 관련한 변수는 지금까지 줄곧 가능성을 상정해둔 사안이었다”면서 “따라서 이 문제가 협상의 심각한 돌발변수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사안은 아니라는 점에서 FTA 협상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한미 FTA 협상이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는 진행될 예정이어서 이 기간에 상황이 긍정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통상교섭본부의 한 관계자는 “‘지금’ 발생한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가 한미 FTA 협상이 진행되는 중에 외교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현시점을 기준으로 FTA 협상, 특히 개성공단 물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를 단정지어선 안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개성공단 물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가 당장 이번 2차 본협상의 ‘핫 이슈’가 아니라는 점을 정부는 강조하고 있다.

이번 협상은 상품 등 분야의 양허안(개방 수용 분야)과 서비스 등 분야의 유보안(개방 불가 분야)을 놓고 한미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여서 개성공단 문제가 협상 테이블의 중요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시각에도 불구하고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가 개성공단 문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을 분명하다.

김종훈 한미 FTA 우리측 수석대표는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를 염두에 두고 “북한을 둘러싼 정치.외교적 상황에 변함(긍정적 진전)이 없는 한 현재로선 개성공단 물품을 한국산으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 문제는 통상 차원을 넘어 정치적 성격이 강한 문제로 현재와 같은 상황속에서 이 문제를 ‘당장’ 풀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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