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단기충격에 그칠 것” 전망

5일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북한 미사일 위기에 무덤덤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단기적 인 충격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외국인은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미국 정부의 정책적인 대응과 글로 벌 증시 동향에 촉각을 세우며 투자방향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 외국인, 관망 속에 내수주 입질 =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장중 매수우위를 유지하다 오후 들어 소폭 매도우위로 전환, 20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전기전자주 중심으로 매도우위를 보였으나 건설, 통신, 금융 등의 일부 내수주를 고루 사들였다.

특히 건설과 금융주에 대해서는 각각 5일째, 4일째 매수우위였다.

외국인은 또 코스닥시장에선 6억원 가량 순매수했으며 선물시장에선 4천계약 이상 순매수하는 등 북한 리스크에 부정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외국인 매매비중이 최근 30% 안팎에서 이날 25.16%로 떨어진 점을 감안할 때 대다수 외국인은 당장 매매방향을 결정짓기보다는 일단 관망하면서 사태진전을 본 뒤 방향을 결정하려는 심리가 강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 단기 악재…위기 확산 경계 분위기 = 현재 상황에서 북한 이슈가 외국인에 미치는 영향력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전문가들은 일단 북한 미사일 이슈에 대해 대체로 단기 악재에 그칠 것이라며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과거 경험상 북한미사일 이슈가 국내 증시에 결정적인 악재가 된 사례가 드물었 고 이번 사안 역시 군사 위기 등으로 고조될 가능성이 작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998~2005년 중 북한관련 사안이 이슈화됐을 때 코스피지수의 등락이 엇갈렸을 뿐 아니라 외국인 매매도 일관된 흐름을 보이지 않았다.

98년 8월31일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1호 발사 소식에도 지수는 5.37포인트 올랐 고 당시 외국인은 33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또 2003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한 보도가 나왔을 때 3월2일에는 외국인은 1천85억원 순매도했으나 지수는 12.69포인트 상승한 반면 3월10일에는 외국인이 109억원 순매수했으나 지수는 1.78포인트 하락했다.

장영우 UBS증권 대표는 “이번 북한 미사일 이슈로 외국인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주춤거릴 가능성이 있으나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북한 이슈가 발생했을 때 3분의 1 정도만 장이 빠졌을 뿐 나머지는 오히려 상승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외국인 매도나 시장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 으로 작용한 적은 드물다”고 덧붙였다.

박천웅 우리투자증권 전무는 “북한 문제는 국내 증시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0.5% 포인트 올릴 수 있는 사안으로, 지수를 5% 정도 끌어내리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으 나 이번 이슈는 단발성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외국인투자자들도 한국의 정세를 잘 알기 때문에 이번 이슈가 군사적인 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인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전무는 “외국인은 지정학적 요인보다는 3.4분기 환율 안정여부 및 삼성전자 등 수출업체들의 실적 회복여부에 더 주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일부 우려시각도 존재…미 강경대응시 부정적 =다만 일각에서는 이날 국내 증시가 북한 미사일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북한에 강경하게 대응하면 이번 리스크의 영향력은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국계 증권사 전무는 “현재 외국인투자자들 중에서는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으로 패닉에 빠져 주식을 매도하는 사람은 없으나 사안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이날은 휴일이라 조용하지만 앞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건을 위협으로 판단해 강경 대응하거나, 이에 대한 부정적인 코멘트가 나오면 투자심리가 약화돼 외국인투자자들도 크게 동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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