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위협 극대화’ ’능력 과시’ 의도로 추정
대포동 발사 실패는 ‘연료주입과정상 문제 때문’ 추정


북한이 단.중.장거리미사일을 시차를 두고 동시에 발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1998년 함경북도 무수단리에서 대포동 1호(북한 광명성 인공위성 주장)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지만 5일 오전처럼 각종 미사일을 동시에 쏘아올린 적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6월20일과 21일에는 함경남도 신상리 해안 포병부대에서 개량형 실크웜 지대함 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 3발을 발사해 일부가 300㎞까지 날아가기도 했다.

북한은 동.서해안 해안 포병부대에 배치한 지대함 미사일의 사거리 연장 시험을 꾸준히 진행해 300km 이상까지 늘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동미사일은 100여기가 실전배치돼 있으나 일본 정보당국은 200여기가 실전배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지대함 단거리 미사일에서부터 스커드(사거리 550km 이하), 노동(1200~1300km), 대포동(6700km) 계열이 모두 망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보당국의 한 소식통은 “북한은 5일 오전 10기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현재 전문가들을 소집해 궤적과 탄착지점을 관측하고 미사일 종류와 발사 장소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이처럼 각종 미사일을 함께 발사한 것은 미사일 능력을 국제사회에 과시하고 한반도 안보위협을 극대화해 미국을 양자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더구나 미국의 독립기념일과 7.4남북공동성명 34주년(7.4), 김일성 전 주석 사망 12주기(7.8) 시점에 맞춰 각종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한반도 위기지수’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대함 단거리 미사일과 스커드미사일을 통해서는 해상으로 접근하는 적 함정과 남한의 미군기지를 충분히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각각 보여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대포동 2호로 추정되는 미사일 발사를 통해서는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과시하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대포동 계열로 보이는 이 미사일은 발사된지 35초만에 공중폭발한 것으로 알려져 일단 실패한 것으로 군과 정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대포동 미사일이 왜 실패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분석이 나오지 않고 있으나 일단 연료주입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3단으로 이뤄진 이 미사일에 연료를 주입하는데는 보통 일주일 가량 소요되는데 서둘러 연료를 주입하다보니 연료 구성물질이 상호 충돌을 일으켜 폭발한 것 아니냐는 추론이다.

가솔린이나 시너 같은 고휘발성 연료에 TNT의 원료인 질산을 비롯한 마그네슘 같은 금속물질을 촉매제로 섞어 제조하는 액체연료를 로켓 연료통에 고압으로 주입 하기 때문에 연료 주입에 속도를 내면 알갱이들이 서로 충돌해 폭발하게 된다는 것.

군 관계자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정치.군사적인 의도를 모두 내포하고 있다”면서 “북측 입장에서 군사적인 의도는 달성했을지 몰라도 위기를 극대화하겠다는 국제정치성을 띤 전략은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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