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국면을 끝내고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 비공식 회의’는 성사될 수 있을까.

송민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이 4일 미국 방문길에 오르고 중국의 대북 설득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교착국면에 빠진 6자회담이 다시 가동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중국의 의지는 강력해 보인다.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4일 중국을 방문중인 후네다 모토(船田元) 중의원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이달중으로 각국 수석대표들이 참가하는 6자회담 비공식 회의를 꼭 개최하고 싶다는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6자회담 의장역을 맡고 있는 우 부부장은 앞서 베이징(北京)에 있는 6자회담 참가국 관계자들을 외교부로 불러 선양(瀋陽) 등의 장소에서 비공식 회의를 갖자는 안을 전달한 장본인이다.

그런 그가 앞장서서 비공식 회의에 강한 의욕을 보이자 북한 지도부와 사전 교감을 전제로 하고 있지 않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초 한국 정부는 중국의 안과 맥락이 비슷한 몇가지 안을 제시, 북한과 미국을 협상장으로 유도하려 했다고 한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여기에는 베이징 등에서 북한과 미국, 그리고 ’사회자’ 형식으로 중국 대표가 참석하는 회동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여러가지 안이 있었지만 현재는 중국의 제안에 대해 미국과 북한의 답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송 실장이 미국을 방문하면 중국의 제안에 대한 미국측 입장을 수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 실장은 2박3일간의 방미기간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미 행정부 고위인사들을 만난다.

특히 최근 북한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북미 양자간 직접협상을 촉구하고 있는 공화당 소속의 리처드 루가 상원 외교위원장 등 미 의회 지도자들과도 만나 미국을 협상장으로 향하게 하는 분위기 조성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선택 방향에 대해 “북한이 참가할 경우 미국도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문제는 북한이다. 장마철로 접어드는 기상 여건 때문인지 지난달 중순과 같은 심각한 징후는 없지만 최근에도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위한 준비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시간이 지나서 관심을 끌고 있지 못하지만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동향은 열흘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며 “북한 수뇌부가 결심하면 언제든 미사일은 발사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상당한 중국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지 말고 협상에 복귀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상태에서 북한이 중국의 체면을 무시하고 도발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중국은 북한의 반응을 재촉하면서 가급적 비공식회의를 17일부터 시작되는 주에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8일부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시작되는 아세안지역포럼(ARF) 등 외교 일정을 감안할 때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송 실장이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시점을 전후해서 북한의 반응도 윤곽을 드러낼 수 있다”면서 “북한이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면 7월 중순 비공식 회의가 열릴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최소 9월까지는 협상국면 조성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비공식 회의를) 제의한 지 일주일이 지나는 이번 주까지는 북한에서 가타부타 반응이 와야한다”면서 “북한이 오케이한다면 미사일 위기는 넘기는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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