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납치된 김인철씨 등 모두 대남공작 관련 종사

28년 만에 가족과 재회한 김영남(45)씨 이외에 비슷한 시기에 납치됐던 고교생 납북자 4명이 북한에 생존 중인 것으로 재확인됐다.

또 이들보다 10년 전에 오징어잡이배 덕수2호를 탔다가 납치된 어부 가운데 김인철씨는 당시 고3 학생인 것으로 알려졌고, 생존 고교생 피랍자 6명은 모두 북한에서 통일 부문 관련 사업(일종의 대남공작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崔成龍·54) 대표는 2일 오후 김영남씨의 누나 영자(48)씨와 전북도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두 달 전 납북문제를 담당하는 북한 소식통으로부터 김영남씨와 비슷한 시기에 납북된 고교생 4명과 지난 1968년 납북된 고교생 김인철씨가 현재 북한에 생존해 있으며, 김씨와 비슷한 통일 부문 관련 사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지난 1977년 8월 경기도 평택 태광고 2년에 재학 중이던 최승민(납북 당시 17세)씨와 이민교(납북 당시 18세)씨는 전남 홍도에서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북됐다.

또 김영남씨가 납북된 1978년 8월 홍도에서는 각각 천안상고와 천안농고 3년에 재학 중이던 홍건표(납북 당시 17세)씨와 이명우(납북 당시 17세)씨가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북됐다.

그동안 최승민씨와 이민교씨, 홍건표씨 가족은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했지만, 북측으로부터 생사 확인 불가능 통보만 받았었다.

또 김씨 납북 10년 전인 1968년 8월 7일 당시 주문진수산고 3년에 재학 중이던 김인철(납북 당시 17세)씨는 방학 동안 오징어잡이배 덕수2호를 탔다가 동해상에서 납북됐다.

최 대표는 “납북된 덕수2호 선원 31명 중 25명은 귀환했지만, 김인철씨를 비롯한 6명은 북한에 억류됐다”며 “김인철씨는 이남화(以南化) 교육기관에서 근무하다가 자리를 옮겨 통일 부문 관련 사업에 종사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납북자 문제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 때 구색 맞추기 식으로 끼워 넣을 것이 아니라 별도 상봉을 추진해야 한다”며 “즉각적인 송환이 어렵다면 상봉만이라도 시급히 추진하라”고 촉구했다./전주=안준호기자 liba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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