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비공식 6자회담을 전격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담 개최지로 언급된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가 주목을 받고 있다.

랴오닝(遼寧)성 성도인 선양시는 총 면적이 경기도와 비슷한 1만 3천㎢에 총인구는 720여 만명에 이르는 중국 동북3성 지역의 정치.경제 중심도시.

중국이 6자회담 개최지로 선양시를 제안한 것은 무엇보다 금융제재 해제와 미사일 문제 등과 관련, 미국과 양자회담을 요구하면서 6자회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회담 참가를 꺼리고 있는 북한을 배려한 조치로 분석된다.

회담 개최지를 북한과 가까운 선양시로 정함으로써 북한의 ’지리적 거부감’을 최소화하고 회담에 쉽게 나올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실제로 선양시는 북한으로서는 마치 안방처럼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만한 요소가 많다.
우선 북한은 한국보다 앞서 선양시에 총영사관을 설치, 운영하고 있는 것은 물론 각급 기관과 무역회사, 인력송출회사 등에서 파견된 나온 주재원 및 그 가족만 해도 대략 5천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총영사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북한의 조선국제보험회사가 직영하고 있는 칠보산호텔이 있고, 번화가에 속하는 시타제(西塔街)를 중심으로 회담 일꾼들의 지친 입맛을 달래줄 수 있는 북한 식당이 10여 곳이나 성업중이다.

선양-평양 간에는 고려항공 여객기가 매주 수.토요일 왕복 운항하고 있으며 평양-베이징(北京) 간 국제열차가 주4회 선양을 거쳐 운행되고 있을 정도로 왕래도 잦은 편이다.

아울러 중국 입장에서 선양시를 6자회담 개최지로 지목한 배경에는 남방지역에 비해 낙후돼 있는 랴오닝성, 지린(吉林)성, 헤이룽장(黑龍江)성 등 동북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곳을 국제무대에 데뷔시켜야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양시는 올해 5월1일부터 ’2006 세계원예박람회’를 개최하면서 국제도시로서 면모를 일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올해 1월부터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충칭(重慶)에 이어 다섯번째로 한국과 일본 등 외국 언론사 특파원들의 상주를 허용했다.

만약 선양시에서 비공식 6자회담이 개최될 경우 전세계 언론을 통해 상당한 홍보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선양시에는 러시아를 제외한 한국, 북한, 일본, 미국 등 4개 6자회담 참가국의 총영사관이 소재하고 있어 적어도 회담 개최지를 둘러싸고 참가국간 이견이 발생할 소지는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회담 장소로는 선양시 북쪽의 한적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여우이(友誼)빈관이 벌써부터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현지의 한 소식통은 2일 “영빈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여우이빈관은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묵었던 곳이자 과거 북한의 고위 인사들이 선양을 오가면서 숙소 또는 회담 장소로 자주 이용했던 곳”이라고 전했다.

여우이빈관은 시내 중심가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등 주변의 이목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보안이 요구되는 회담 장소로는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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