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고교생’ 김영남(45)씨는 이산가족 상봉 이틀째인 29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북 경위와 북한에서의 생활, 전 부인인 요코다 메구미씨의 사망 등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5분 정도 모두발언을 한 뒤 일문일답을 마치고 다시 마무리 발언을 통해 “나의 입북은 납치도 자진월북도 아닌 대결시대 돌발적으로 일어난 입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씨의 모두 발언과 마무리 발언의 요지.

◇모두발언

김영남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저는 누이와 어머니를 28년만에 감격적으로 상봉했습니다.

저희 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준 북과 남 관계자에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인터뷰에 앞서 어머니와 누이를 만나 가정적인 분위기에서 조용히 안부 전하고 처와 아이 인사시키며 회포나 나누고자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와 나의 가족들에 대한 내외 관심이 높아지고 한편에서는 나에 대해 좋지 못한 여론이 나돌고 있어 사실을 정확히 알려주기 위해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원래 가족 상봉에서는 북남 합의에 따라 인터뷰도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례적으로 허용해준 북적(북한적십자사)에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마무리 발언

마지막으로 부탁하고 싶은 것은 첫째 내가 오늘 한 말을 더하지도 덜지도 말고 정확히 보도해 달라는 것입니다.

내가 한 말은 그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은 문제입니다.

지난 시기 나의 입북문제에 대해 이러 저러한 말들 많았는데 정확한 견해를 가졌으면 합니다.

나의 입북은 그 누구에 의한 납치도 아니고 자진월북도 아닌 대결시대에 우연적으로 일어난 돌발적인 그런 입북이라고 생각합니다.

북에서는 불가피한 정황속에서 나를 도와주기 위해 북으로 데려왔으며 입북 후 박해한 것 없고 오히려 특별대우했습니다.

둘째로 나와 나의 가정문제가 불순한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것입니다.

일부가 정치화, 국제문제화해서 북을 반대하는데 써먹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나의 사생활이 정치화, 국제문제화되는 것은 바라지 않습니다.

조용히 살고 싶습니다.

나의 문제는 이것으로 막을 내렸으면 합니다.

셋째 과거를 털어버리고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이번 상봉결과를 보도해 주십시요.

과거 대결의 시대에는 북남 사이 별별 사건이 다 있었습니다.

그 과거는 6.15를 계기로 북과 남이 다 털어버렸습니다.

지금은 화해와 협력, 통일의 시대입니다.

이제와서 콩이냐 팥이냐 과거사 따지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습니다.

북과 남 우리 민족 누구도 그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지금 일본사람들이 내 문제 갖고 남측과 놀음 벌이면서 못되게 굴고 있는데 그들의 속셈은 북 모략하며 좋게 발전하는 북남관계 쐐기 짓고 불신 불화 대결 조장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 어머니 누이 만나 8월중 아리랑 공연 때 평양 와서 내가 어떻게 사는지 보라고 했습니다.

그때 와서 평양 사돈과 인사하면 더 좋겠습니다.

어머니와 누이는 그렇게 하면 여한이 없다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습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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