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의 미사일문제보다 핵 해결 주력해야

미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선제 공격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 제시되고 있지만 그럴 경우 한미동맹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북한보다 오히려 미국을 더 고립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불합리하다고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들이 28일 밝혔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론 선임연구원과 마이크 모치주키 연구원은 이날 워싱턴타임스에 게재한 ’한반도 위기:북핵문제 다루는 법’이라는 기고문에서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지금 혼란에 빠져 있다”면서 “북한의 핵 지위가 보다 공식화되고 되돌릴 수 없는 상황으로 굳어지기 전에 보다 개선된 접근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행정부는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미국 영토쪽으로 이뤄질 경우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가동, 요격에 나설 것이라는 위협을 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고 이들은 비판했다.

이들은 그러나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장관을 지냈던 윌리엄 페리와 국방 차관보였던 애시튼 카터가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에 대한 조건부 선제 타격을 주장한 것은 매우 도발적이고 심각한 내용으로 여러가지 면에서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페리-카터 선제타격론’이 강력한 내용이긴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북한이 벌여온 ’핵장난’에 비해서는 심각성이 덜하고, 또 김정일 위원장을 겨냥한 ’북한 정권 교체론’ 등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동참하는 국가는 일본이 거의 유일하다 할 정도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선제타격을 가할 경우 평양보다는 미국이 더 고립되고 한미동맹에 큰 손상을 가져오며,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라는 실제 위협을 다루는 미국의 능력에도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들은 분석했다.

게다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그 자체가 선제공격을 담보할 만큼 충분한 위협요소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당장의 미사일 위기 논란보다는 답보상태에 빠져 있는 북핵 협상에 더욱 주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이들은 역설했다.

오핸론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지난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문 체결로 동결했던 2기의 대형 원자로 공사를 마무리하면 매년 수십개의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선제타격이 유용하나 대포동2호 미사일 기지, 나아가 이들 원자로에 대한 선제타격이 가능하려면 심각한 토론 절차를 거쳐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는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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