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막기 위해 선제공격을 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미 상원 군사위원장인 존 워너 의원(공화당)이 27일 밝혔다.

워너 의원은 이날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비공개 브리핑을 받은 뒤 기자들로부터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미국의 공격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백악관이 대북선제공격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너 의원은 “북한이 미사일을 즉각 발사하기 위해서는 몇 단계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북한은 아직 이러한 조치들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반시설을 제거해야 한다”면서 “인공위성을 통해 이같은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너 의원은 “나는 정부가 이 문제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정부 입장에 동의한다”면서 “이 시점에서의 대북 선제공격은 현명한 행동이 못된다”고 강조했다.

워너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주 미 행정부가 대포동2호 미사일 조립이 완료되고 연료주입까지 마쳤다고 주장했으나 나중에 정확한 북한의 준비상태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한발 물러선 발언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여부에 대해 의문을 증폭시키는 내용이다.

워너 의원은 또 “북한과의 현 상황은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에 대해 계속 연구하고 개발해서 항구적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력히 뒷받침하고 있다”며 “MD 시스템이 미국에 대해 도전할 지도 모르는 그런 나라들에게 억제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MD시스템을 적극 지지했다.

이어 워너 의원은 “북한이 국제사회와 대화를 하지 않은 채 소외돼 있기 때문에 불행히도 우리는 적대적인 공격 가능성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며 “북한당국은 이런 소외에서 벗어나도록 협상테이블로 돌아와 미국을 비롯해 한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다른 국가들과 다양한 협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방미 중인 브렌던 넬슨 호주 국방장관은 이날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면담한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저지할 어떠한 외교적 노력에 지지를 표명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토니 스노 미 백악관 대변인은 27일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를 이용해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추구한다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고 조지 부시 대통령은 북한 당국에 미사일 발사계획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마이클 그린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연료트럭들이 발사대 근처로 이동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료주입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연료트럭 이동 등은 북한 상공의 미국의 인공위성들을 상대로 한 쇼에 불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린 전 보좌관은 “내가 알기론 미사일 연료는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주입했다 할지라도) 수일내 빼내지 않으면 안된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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