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최계월씨 긴장·피로 탓 탈진하기도

“이렇게 오니까 (영남이를 만난다는 사실이) 피부로 느껴집니다.”

제14차 이산가족 상봉 사전교육을 위해 27일 오후 강원 속초시 한화콘도에 도착한 납북 고교생 김영남(45)씨 가족은 만남에 대한 기대와 함께 몹시 지친 모습이었다.

어머니 최계월(82)씨와 누나 영자(48)씨 등은 이날 오전 9시40분 전북 전주시 호성동 자택을 출발, 오후 3시25분께 한화콘도에 도착했다.

일본 방송사를 비롯해 50여명의 취재진은 오후 1시부터 숙소인 한화콘도 건물 입구에 진을 치고 기다렸고 일부 언론사는 전주에서 속초까지 차량을 타고 쫓아와 취재 열기를 실감케 했다.

최씨 일행은 정문 앞 취재진을 피해 다른 출입구로 들어섰고 이를 촬영하려는 방송 카메라진과 행사 지원인력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방송 카메라를 피해 콘도 2층 임시 휴식공간에 들어선 최씨는 곧바로 의료진으로부터 링거를 맞았다.

행사 관계자는 “아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며칠 동안 식사도 제대로 못했고, 긴 시간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바람에 탈진한 것 같다”고 전했다.

최씨는 소감에 대해 제대로 말하지 못했고 대신 누나 영자씨가 “내일이 상봉이라서 긴장된다”며 “언론이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고 말했다.

최씨는 아들을 위해 분홍색 셔츠와 시계, 화장품, 상비약, 영양제 등을 챙겼다.

또 아들이 약밥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속초 떡집에 주문해 놓은 상태로, 28일 아침 이를 배달 받아 아들에게 전해줄 계획이다.

손수 만들어 가고 싶었지만 미리 준비하면 음식이 상할 수 있어 속초에서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와 영자씨는 속초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28일부터 사흘간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통해 28년 전 실종된 김영남씨를 만나게 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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