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판매 확대 전략도 포함된 듯

베네수엘라 정부는 다극화 외교전략에 따라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사관을 추가 개설하는 내용의 대(對)아시아 외교강화 정책을 26일 공식 발표했다.

이는 미국과 날카롭게 대립해온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최근 잇따라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외무부 알시데스 론돈 아시아 담당 차관은 이날 “우리는 외교공관을,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 추가할 것”이라면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내년 중반 이전 싱가포르와 태국에 외교공관을 개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

론돈 차관은 베트남에 최근 외교공관을 마련한 데 이어 조만간 뉴질랜드에도 외교공관을 열 계획이라며, 미래의 세계는 유일 강대국이 아닌 ’다수 강대국(다극 파워)’ 체제를 형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그는 한국과 예정된 회담을 시작하면서 대(對) 아시아 외교강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차베스 대통령은 미국을 ’제국주의 국가’라고 강력 비난해왔다.

특히 베네수엘라는 세계 제5위의 석유수출 대국임에도 미국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에서 중국, 인도 등으로 석유 수출을 늘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와 관련, 신숭철 주베네수엘라 한국대사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현재 차베스 대통령이 북한 방문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베네수엘라의 다극화 외교전략에 따른 대아시아 외교강화란 측면에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방문을 비밀로 하지 않겠다고 밝힌 차베스 대통령은 그 동안 미국을 강력히 비난하는 등 반미 전선을 구축해 왔고, 북한은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 문제로 미국 등 주변국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한편 차베스 대통령은 수호이 전투기 구매협정 체결을 위해 내달 25일 러시아를 방문한다. 차베스의 이번 러시아 방문 일정에는 북한이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신 대사는 전했다. 차베스도 북한 방문 시기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멕시코시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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