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중순 방문 이뤄질 듯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인권문제 등을 거침없이 비판해온 제이 레프코위츠 미국 대북 인권특사가 다음달 18일께 개성공단을 방문할전망이다.

27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주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레프코위츠 특사의 방북 신청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우리 정부에 서면으로 전해왔다.

이에 따라 이미 지난달 개성공단 방문의사를 밝혔던 레프코위츠 특사의 개성 방문이 가능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레프코위츠 특사가 현재 미국 국무부와 방북단 규모와 일정 등 세부사항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의 개성공단 방문은 다음달 18일께 당일 일정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지난 3월과 4월 한 토론회와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을 통해 개성공단 노동자의 임금 및 노동환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개성공단을 우리 정부의 북한 ’퍼주기’로 묘사하는 등 날 선 비판을 쏟아낸 인물로 미국의 대표적 네오콘(신보수주의)으로 평가된다.

통일부는 그의 개성공단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한데 이어 실상을 알 수 있도록 개성공단 방문을 제안하는 한편 북측에도 그의 방문을 수용하도록 촉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그의 방문을 허용한 것과 관련, 정부 당국자는 “북측도 개성공단의 성공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고 또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이해와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북측이 그의 방북을 받아들이는 데는 상당한 결심이 필요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레프코위츠 특사의 개성방문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대북 인권문제는 물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최대 쟁점중 하나인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에 돌파구가 열릴 지 주목된다.

아울러 북한의 경제개혁.개방 전반에 대한 미국의 이해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올해 들어 미국 고위 인사들의 개성공단 방문을 적극 주선해 왔다.

지난 3월에는 더글러스 앤더슨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자문위원과 주한 미대사관 직원 등이 미 당국자로서는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했고 지난 2일에는 캐슬린 스티븐스 국무부 동아태 수석 부차관보가, 12일에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미국대사를 포함한 76명의 주한 외교공관장이 각각 개성을 찾았다.

버시바우 대사는 개성에서 돌아오는 길에 기자들에게 “개성공단의 발전상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면서 레프코위츠 특사의 개성공단 참관 추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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