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간접대화 중재역 주목

내달로 예정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남북한 연쇄방문이 북핵과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 등을 둘러싼 남북 정상간 ’간접대화’로 이어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내달 17일 평양에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가진 뒤 19일 곧바로 서울로 발길을 돌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면담한다.

특히 유도요노 대통령은 방북 결과를 노 대통령에게 설명할 것으로 예상돼 김정일 위원장의 메시지 여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북핵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데다 최근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또는 인공위성체)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맞물려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국가원수의 방북이라는 점때문에 ’평양발 메시지’에 대한 기대가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정부 당국이 방북길에 오를 유도요노 대통령을 통해 북측에 대북 메시지를 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1950년대 수카르노 대통령 시절부터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데다, 그의 딸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대통령도 재임 시절인 2002년 방북하는 등 양국 관계가 돈독하다는 것이 이런 관측의 밑바탕에 깔려 있다.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2003년 2월과 12월에도 특사를 평양에 보내 북핵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특히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방북이 연기된 상황이어서 유도요노 대통령의 평양-서울 연쇄방문을 더욱 주목하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육성’을 전달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무부 고위관계자도 지난달 19일 유도요노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하는 등 국제사회도 유도요노 대통령의 방북을 주시하고 있다.

유도요노 대통령을 통해 최근 사태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들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다 분명하게 전달되고, 또 김 위원장의 의중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유도요노 대통령을 통한 별도의 대북 메시지 전달 계획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26일 “정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대북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노 대통령의 메시지를 유도요노 대통령을 통해 북한에 전달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